[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최근 행위는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롯데그룹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기자회견을 통해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총괄회장을 앞세워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는 것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진행하는 롯데의 기업개선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민형사상 법적 조치에 필요한 일체의 행위를 위임했다는 것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라며 신 전 부회장 측이 같은 주장을 무의미하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빈 회장이 중국 사업 적자에 대해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이가 틀어졌다는 주장 역시 7월부터 지속적으로 언급된 내용이라며 "이런 내용을 반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또 "고령인 총괄회장을 지속적으로 앞세워 자신들 주장의 수단으로 반복해 활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선비즈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8일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소송 관련 기자회견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민·형사 소송을 모두 진행하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이 자리에서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의 재산을 마음대로 했다는 것도 소송 내용에 들어갔느냐, 이건 횡령 아니냐"고 노기(怒氣)를 드러냈으며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이상하다느니 바보가 됐다느니 하며 재산을 가로채는 것은 큰 범죄행위가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변호사를 선임했는지, 변호사는 유능한지, 수임료는 얼마인지를 물으며 소송 준비를 철저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을 제기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이 된 신 총괄회장의 7월 27일 일본행(行)과 관련해서도, 신 전 부회장 측이 경영권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부친을 일본으로 데리고 갔다면서 비난해왔다.

롯데그룹 안팎에서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발생에 따른 충격으로 건강이 나빠져 대면 업무보고 시간이 하루 15분으로 줄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신 총괄회장의 대면 업무보고 시간은 예전에는 하루 2시간 30분이었다가 경영권 분쟁 전후로 30분으로 줄었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의 기자회견 직후에도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총괄회장을 자신들 주장의 수단으로 또다시 내세우는 상황은 도를 넘은 지나친 행위"라는 입장 자료를 낸 바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처럼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워 지속적으로 롯데그룹의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을 장악한 것으로 돼 있는 만큼 판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재가 확인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단편적인 영상 공개나 제한적인 인터뷰만으로는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따라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공개 기자회견에 나서 의중을 밝혀야만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 신 총괄회장의 건재가 확인되더라도 신 회장의 경영권 장악이 비합법적이란 증거를 내놓아야 하는 과제도 신동주 전 부회장에겐 남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개인이나 가족 기업이 아닌 이상, 창업주 한 사람의 의견만으로 경영권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나치게 신격호 총괄회장에게만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