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 달러 넘보던 비트코인 9만2000달러대까지 급락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지난주까지만 해도 오름세를 지속하던 가상자산 비트코인 가격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 오전에는 9만2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10만달러를 넘어 11만 달러를 넘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회의 결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지난주까지만 해도 오름세를 지속하던 가상자산 대표주가 비트코인 가격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15분께 비트코인 한 개당 가격은 9만2376달러(약 1억3419만원)를 기록했다. 

9만2000달러대를 터치한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소폭 반등해 오전 9시 24분께 9만4253달러(약 1억3694만원)선을 오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대로 강한 상승세를 탄 바 있다. 지난 18일에는 사흘 연속 신고가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처음으로 10만8358달러(약 1억574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연준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를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연준의 FOMC 회의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이른바 ‘매파적’ 발언이 비트코인 시세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연준은 내년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전망치보다 줄여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회의 후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과 관련해 “우리(연준)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연준의 이 같은 발표에 당일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5%대로 급등했다. 통상 미 국채 금리 상승은 가상화폐나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결과를 가져 온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의 이 같은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벨로스 마케츠의 트레이딩 책임자 션 맥널티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주 기록적인 자금 유출이 일어남에 따라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비트코인이 양자컴퓨팅의 위험을 맞고 있는 점도 하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구글은 지난 9일 105개의 큐비트(Qubit)를 가진 ‘윌로우’ 칩을 탑재한 양자컴퓨터가 10 셉틸리언(10의 24제곱·septillion)년 걸리는 문제를 5분 만에 풀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양자컴퓨팅은 양자 상태에서 0과 1이 중첩되거나 얽히며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단위인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오류가 쉽게 발생하는데, 구글이 이러한 오류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해커들이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비트코인의 암호를 해독하고 훔쳐 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비트코인 랠리가 양자컴퓨팅이란 위험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팰컨엑스의 가상 자산 연구 책임자 데이비드 로원트는 “(장기적인) 상승 궤적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불안정한 가격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말이 다가오면서 (자금) 유동성이 낮은 환경이 더 큰 (가격)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