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중소형사간 양극화 뚜렷…키움증권 '6호 초대형IB' 출사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 한 해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도 대체로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내는 데 성공한 증권사들이 내년 전략을 짜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들의 ‘양극화’ 흐름이 뚜렷해진 가운데 키움증권이 내년에 여섯 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업계 지각변동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올 한 해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도 대체로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내는 데 성공한 증권사들이 내년 전략을 짜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선 증권사들이 내년 경영전략을 정돈하고 숨 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올 한 해 증권사들의 실적은 양극화 흐름이 뚜렷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27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7000억원 대비 소폭 개선된 모습이다. 국내 증시가 매우 부진했음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실을 뜯어보면 질적으론 후퇴한 측면도 없지 않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들의 흐름이 극단적으로 대조를 이뤘기 때문이다. 작년의 경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소위 '1조 클럽'이 한 곳도 없었지만 올해는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 등이 1조 클럽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호실적은 고사하고 신용등급을 지키기도 어려운 한 해였다. SK증권과 다올투자증권 등이 신용등급 강등의 고충을 겪었고, 대다수의 회사들이 영업점 통폐합이나 고강도 구조조정 등을 겪으며 체질개선에 나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 전망도 회사별로 전략이 엇갈릴 수밖에 없어졌다. 우선 대형사들 다수는 리테일 부문 강화를 주요 기조로 삼은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이 리테일 혁신추진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섰고, 메리츠증권도 기존 리테일본부를 리테일부문으로 격상시켰다.

개인고객에 방점을 찍고 있는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부문 강화에 초점을 맞춰 채널솔루션부문 내 연금본부를 디지털부문으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미래에셋증권도 기존 연금1·2부문을 연금혁신부문, 연금RM1부문, 연금RM2부문, 연금RM3부문 등으로 변경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웠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토로 개인고객그룹에 퇴직연금2본부와 퇴직연금운영본부를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내년은 제6호 초대형IB가 탄생할 것인지도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내년 1월 1일부로 초대형IB 태스크포스(TF)를 종합금융팀으로 승격시키며 초대형IB 인가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IB로 지정되면 자기자본의 2배 규모로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조달된 자금은 증권사가 부동산금융이나 기업금융에 투자할 수 있으며, 업계 내부적으로는 ‘대형 증권사’로 가는 필수조건으로 손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비상계엄 등의 이슈로 내년 시야가 매우 불확실한 형편”이라고 짚으면서 “퇴직연금 유치 경쟁 등은 내년에도 계속 치열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