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한국형 전투기(KF-X) 기술이전 문제를 두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본격적인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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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전투기(KF-X) 기술이전 문제를 두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본격적인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사진=MBC 뉴스 캡처 |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장관은 카터 장관에게 미측이 AES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와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 EO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 4개 부문의 체계통합기술 이전을 거부한 것에 대해 카터 장관에게 재고와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14일 밝혔다.
그러나 카터 장관 측에서도 선뜻 답변을 주기 어려운 형국인 만큼 두 장관의 회동 결과도 그리 밝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KF-X 핵심기술 이전 승인 문제는 미국 국방부가 아닌 국무부의 소관 업무이기 때문에 카터 장관의 역할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은 지난 4월 KF-X 개발에 필요한 4개 핵심기술을 자국의 기술보호정책을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다.
4개 부문의 항공전자 장비를 전투기와 체계 통합하는 기술을 다른 나라에 이전하는 것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고 이전된 사례도 없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방위사업청은 4개의 핵심기술 이외 공중급유 설계 기술과 선진 비행제어법칙 개발 기술 등 21개 항목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에 기술이전 승인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그러나 21개 기술이전 승인이 나더라도 이전 범위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승인이 나면 36명의 미측 기술요원이 10년간 기술지원을 하지만 미국 정부 승인 안의 범위에서 이뤄진다. 21개 항목에서도 미국 정부가 이전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그 범위를 넘어서는 이전은 철저히 통제된다.
방사청과 국방부는 4개 핵심기술과 체계통합기술을 국외 업체의 협력으로 국내에서 개발하겠다는 대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AESA 레이더의 공대공 모드 기술은 오는 2019년까지, 공대지 모드는 2021년까지 각각 개발할 예정이다. AESA 레이더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이 참여해 2006년부터 개발 중이며 현재는 지상시험 중에 있다.
AESA 레이더를 개발하려면 30여 개 기술이 필요하며 이 가운데 5개 기술을 국외 업체와 협력하지 않으면 기술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외 업체와 협력으로 이런 기술을 확보하더라도 완제품을 도입해 전투기와 체계통합은 불가능하다.
외국 부품을 그대로 가져와 전투기에 탑재된 미국산 장비에 끼워 넣을 때 오작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제품의 기술을 완전히 국산화해서 전투기와 체계통합을 해야만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이 방사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외국 기술을 국산화하더라도 미국 장비와 체계 통합하려면 미국 장비를 뜯어볼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KF-X에 탑재되는 미국 장비에 대한 소프트웨어 소유권을 우리가 갖지 않으면 이 장비를 뜯어볼 수 없게 된다.
유럽과 이스라엘 업체에서 4개 핵심 부문의 체계통합기술 이전 협력 가능성을 제시해와 방사청은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유럽 회사들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줄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런 회사들의 기술을 미국 기술과 접목시키는 데는 제한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