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내년 미국 대선을 각 후보 선거캠프에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양대 악재, 즉 '이메일 스캔들'과 '벵가지 사건'을 잘 극복하고 대세론 부활에 시동을 걸면서 후원금이 쇄도하고 있는 반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공화당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지지율 하락 속에 오히려 후원금을 돌려주는 차별화 행보로 위기 돌파를 시도하고 나섰다.
연합뉴스는 힐러리 캠프의 공보책임자인 제니퍼 팔미에리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위 여성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클린턴 전 장관이 미 하원 '벵가지 청문회'에 출석한 전날 오전 9시부터 11시간 동안 후원금이 대거 쏟아졌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팔미에리는 '10만 달러(약 1억1000만원)가 넘느냐'는 질문에 "정확한 액수는 모르지만 10만 달러보다는 많다"고 답변했다.
미 언론은 시간 기준으로 볼 때 이는 선거모금을 시작한 이후 최고의 실적이라고 전했다. 팔미에리는 "사람들이 청문회에 관심을 보였고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마음이 움직인 것 같다"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돈을 많이 모았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벵가지 청문회는 외견상 2012년 9월 리비아 벵가지에서 발생한 미 영사관 습격사건을 다루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클린턴 전 장관을 겨냥한 것으로, 그는 청문회에서 자신감 넘치면서도 시종일관 차분한 자세와 정연한 논리로 공화당의 맹공을 빈틈없이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할리우드도 클린턴 전 장관에게 후원금을 쏟아붓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할리우드 연예산업계가 대선판에 기부한 후원금은 총 550만 달러(62억원)로, 이 중 91%인 500만 달러(56억4000만원)가 클린턴 전 장관 수중으로 흘러들어 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이날 자신을 지지하는 슈퍼팩이 모은 선거자금을 모두 돌려주라고 지시하면서 다른 주자들 역시 이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슈퍼 정치행동위원회(PAC)'의 줄임말인 슈퍼팩은 공직선거후보와 형식적 연계 관계가 없어 사실상 무제한으로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는 조직이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나를 지지하는) 모든 슈퍼팩과의 관계를 부인했고 그들이 모은 돈을 (기부자에게) 돌려주라고 요구했다"면서 "다른 모든 대통령선거 출마자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선거운동 자금을 자체로 조달하고 있고, 따라서 나는 미국 정치와 정치인을 너무 오랫동안 부패하게 하였던 기부자나 이익단체, 로비스트로부터 통제를 받지 않는다"면서 "나는 검은돈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선거운동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100억 달러(약 11조3000억원) 재산가인 트럼프는 자신의 재산 1억 달러(약 1128억원)를 선거에 쓰겠다고 밝혀왔으나 이와 별개로 지난 3분기에만 약 7만5000명으로부터 390만 달러(44억원) 가량의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