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스탠퍼드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막장 드라마'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유대인인 학장과 유부녀 교수가 불륜 관계가 됐고, 하버드대 출신의 흑인인 남편 교수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학교에서 해직됐다. 연인 관계가 된 학장과 여교수가 남편 교수에 대해 입에 담기 어려운 끔찍한 얘기를 문자메시지 등으로 나눈 사실도 소송 과정에서 공개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연예지 '배니티 페어'는 12월호에 실릴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점입가경 섹스 스캔들 속을 들여다보다'(Inside Stanford Business School’s Spiraling Sex Scandal)라는 제목의 기사를 23일(현지시간) 인터넷에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소속 데버러 그루엔펠드 교수는 자신을 감독하는 가스 샐로너 경영대학원장과 2012년부터 정신적·육체적 연애 관계를 맺어 왔다.
그루엔펠드 교수의 남편인 제임스 필스 교수도 같은 대학원에 소속돼 있었다. 샐로너 학장은 2012년 6월 부인과 사별했으며, 똑같은 달에 그루엔펠드는 남편과 그 사이에서 낳은 두 딸과 함께 살던 집에서 나가서 별거를 시작했다.
그루엔펠드와 샐로너의 관계가 시작된 것이 필스-그루엔펠드 부부가 별거하기 전인지 후인지는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필스는 별거 전에 그루엔펠드와 샐로너가 로맨틱한 관계를 시작했다고 주장해 왔으나 두 사람은 이를 부인해 왔다.
다만 2012년 여름과 가을 3개월에 걸쳐 그루엔펠드와 샐로너 사이의 로맨스가 빠르게 발전하는 동안 필스가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 채고 두 사람 사이의 이메일, 문자메시지, 페이스북 대화 등을 저장해 둔 것은 확실하다.
여기에는 두 사람이 남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데이트 장소를 신경 써서 고르는 등 생생한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필스의 컴퓨터와 아이패드에는 부인 기기의 암호가 저장돼 있었고, '컴맹'이던 그루엔펠드는 스마트폰이 잘 작동하지 않으니 고쳐 달라며 별거 중이던 남편 필스에게 이를 건네기도 했다.
결국 필스는 2012년 12월 그루엔펠드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고, 학교의 고위 당국자 일부도 샐로너와 필스로부터 얘기를 듣고 세 사람 사이의 관계를 알게 됐다.
법원 소송 과정에서 제출된 기록에 따르면 그루엔펠드와 샐로너는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등으로 필스에 대해 욕설을 써 가며 심한 험담을 늘어놓기도 했다.
필스에 대해 그루엔펠드는 "우리에 넣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를 잘라 버리고 싶다"고 말했고, 샐로너는 "칼. ○○. 마을 광장. 알았어."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루엔펠드는 남편이 과거에 올림픽 레슬링 선수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위협을 느낀다"며 6개월간 접근금지 명령을 법원으로부터 받아냈다.
필스도 그루엔펠드가 연구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학교 당국에 이를 고발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이어 필스는 2014년 4월 결혼 상태, 성별, 인종 탓에 차별을 받았다며 스탠퍼드대와 샐로너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그러나 스탠퍼드대는 바로 다음날 그에게 해직을 통보하고 맞소송도 제기했다.
필스는 샐로너와 그루엔펠드가 연애를 시작하면서 자신이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학교 당국이 자신에게 비중 있는 강의를 배당하지 않았으며, 부부와 딸들이 함께 살았던 캠퍼스 내 주택의 대출금 25만 달러를 1년 미만의 짧은 기간에 당장 갚도록 무리하게 요구했다는 것이 필스의 주장이다.
당시 필스는 스탠퍼드대에서 휴직하고 애플의 사내교육기관인 '애플 유니버시티'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그가 애플에서 받는 돈이 한 해에 170만 달러라는 사실도 소송 과정에서 공개됐다.
그는 1999년 그루엔펠드와 결혼한 후 2000년 부인과 함께 스탠퍼드 경영대학원교수로 임용돼 재직해 왔으나, 부인과 달리 종신임기(테뉴어) 보장을 받은 교수는 아니었다.
스탠퍼드가 스타 학자였던 부인 그루엔펠드를 채용하면서 남편 필스를 '덤으로' 채용했고, 부부에게 캠퍼스 내 주택과 대출을 제공한 것도 부인을 채용하기 위한 인센티브였다는 게 게 학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동안 당사자인 세 사람 모두가 이런 사연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나, 지난달 중순 샐로너가 내년 6월에 학장직을 그만두겠다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배니티 페어의 취재가 시작되자 세 명의 당사자 중 이에 응한 사람은 필스가 유일했다.
보도에 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 특파원의 질문에 스탠퍼드대 공보실은 이메일 성명서로 "필스가 스탠퍼드대에서 차별 대우를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며 "학장은 형성중이던 (그루엔펠드 교수와의) 관계를 대학 지도부에 통보했고, 그 시점부터는 필스에게 영향을 주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탠퍼드대는 "사적(私的) 대화는 그냥 사적 대화일 뿐"이라며 이는 필스의 고용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필스는 애플에 계속 고용되는 쪽을 최종적으로 택했으며, 그곳에서 스탠퍼드대에서 받던 봉급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았다"고 고 덧붙였다.
이 대학은 9월 발표문에서 필스에게 학계의 관행대로 '박사'(Dr.)라는 학위 칭호를 붙였던 것과 달리, 이번 성명서에서는 '씨'(Mr.)라는 칭호를 사용했다. 서로 관계가 더욱 악화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