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국내 주요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간 키프로스메일은 24일(현지시간)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의 영국군기지로 난민선 2척이 사고로 도착하자 영국과 키프로스가 난민 수용 책임을 놓고 다툼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시리아와 팔레스타인 난민 114명이 탄 난민선 2척은 그리스 로데스 섬으로 가려다 표류한 끝에 지난 21일 키프로스 남부의 영국령인 아크로티리 주권군사기지(SBA)에 도착했다. SBA는 영국이 군사 목적으로 운영하는 해외영토로 키프로스에만 있다.
영국 국방부는 난민선이 도착한 지 수시간 만에 성명을 내고 키프로스와 2003년 체결한 조약에 따라 키프로스의 SBA로 들어 온 난민은 키프로스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반면 키프로스 정부와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 조약은 사실상 난민 수용의 책임이 영국에 있다고 규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키프로스 정부는 조약에 따라 영국은 SBA로 직접 도착한 난민들의 망명 신청 절차와 숙식 등의 비용을 부담하는 등 법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은 키프로스 SBA의 난민 수용 책임을 인정하면 영국으로 오려는 새로운 난민 루트가 열리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은 전날 "우리는 현재 키프로스에서 망명 신청 절차를 진행할 키프로스와 합의했다"며 "우리는 이민자가 영국으로 오는 새로운 루트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팰런 장관은 이 난민들을 영국이 수용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며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매우 위험한 항해를 하도록 조장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영국이 수용을 강하게 거부하자 키프로스 외무부 위기관리센터의 오미로스 마브롬마티스 센터장은 전날 "키프로스의 책임이 없지만 망명 신청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키프로스 정부가 면담한 결과 키프로스에 망명을 신청하겠다고 밝힌 난민들은 114명 가운데 2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난민들은 섬나라인 키프로스에 머물면 다른 유럽 국가로 가기 어렵기 때문에 떠나기를 원하고 있다.
아울러 난민들이 키프로스에 망명 신청을 거부하고 SBA에 머문다면 이들을 수용하는 비용 문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SBA는 이미 '망명 신청 실패자'로 분류한 이라크와 시리아인 29명에게 성인은 주당 70파운드(약 12만1600원), 어린이는 30파운드씩 지급하고 있다.
지난 1998년 사고로 SBA에 도착한 이들은 지금까지 군기지에 거주하면서 영국 거주를 요청하는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