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比 49% 증가…1분기 기준 2020년 이후 최대
중동 비중 절반 넘는 60%…두산에너빌리티 선두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올해 1분기 해외건설 수주액이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중동 지역 수주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삼성E&A를 제치고 업체별 수주액 1위에 올랐다.

   
▲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수주액이 8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0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82억1225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지난 2020년 112억 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연도별 1분기 수주현황을 살피면 △2021년 80억 달러 △2022년 66억 달러 △2023년 61억 달러 △2024년 55억 달러다.

해외건설협회는 1분기 수주실적 배경에 대해 “1분기 수주가 기대됐던 체코 원전사업(173억 달러)이 2분기로 이월됐으나 아랍에미리트(UAE) 메탄올 플랜트, 사우디 복합화력발전소, 미국 배터리 공장 등을 수주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수주액을 살피면 중동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60%를 차지했다. 중동 수주액은 49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24억 달러 대비 106.3% 증가했다. 1월 UAE 타지즈 메탄올 생산 플랜트(16억8000만 달러), 2월 사우디 쿨리스 및 후마이즈 380kV 송전선로(3억8000만 달러), 3월 루마 및 나이리야 화력발전 플랜트(15억4000만 달러) 등 매월 1억 달러 규모 이상 공사를 수주했다.

이어 유럽에서 헝가리 에코프로비엠 제1공장 보조설비 공사, 스페인 롯데EM 일렉포일 설계용역 등을 따내며 총 9억2000만 달러를 수주해 두 번째로 높은 수주액을 기록했다. 북미·태평양은 전년 동기 대비 56%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8억4500만 달러로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외에 아프리카, 중남미 등지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2%, 162% 늘었으나 기존 공사 추가 수주로 신규 수주는 미미했다.

공종별로는 사우디, 카타르 등 전력 수요 증가 영향으로 발전 플랜트 관련 사업 수주가 증가했다. 토목공사는 연간 기준 2021년부터 수주 규모가 감소하는 추세다.

공기업 수주가 활발해진 점도 특징이다. 도로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서부발전,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등 공기업의 투자개발사업 참여 확대 영향으로 수주가 늘었다.

업체별 수주 순위에는 다소 변동이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삼성E&A가 17억 달러대를 기록하며 선두로 치고 나갔으나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우디 및 카타르에서 화력발전사업을 따내면서 1분기 23억5600만 달러를 수주, 1위에 올랐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미국 배터리 공장, 파나마 메트로3 등 기존 공사 증액 수주하며 7억7400만 달러로 3위에 올랐다. 현대건설(7억3300만 달러), 쌍용건설(2억8900만 달러), 대우건설(2억87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로 500억 달러를 제시한 가운데 1분기 출발은 순조로운 분위기다. 다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면서 변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는 글로벌 건설시장 동향에 대해 “올해 세계건설시장은 지난해 대비 2.1% 성장한 14조8000억 달러로 전망한다”며 “중동은 발주환경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며 시장 규모가 큰 아시아, 유럽, 북미·태평양은 1.2~1.6% 성장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원유 생산 확대 기조, 선진국 및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제 유가 하락 시 중동 지역 등 산유국을 중심으로 재정 여건이 악화돼 해외건설공사 발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