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건설현장의 사망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안전관리 방식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 등 규제가 대폭 강화됐지만 사고 감소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안전시설 투자와 함께 현장 중심 예방관리와 안전문화 정착이 새로운 해법으로 거론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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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안전관리 방식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현장의 사망사고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설업 사망자는 2022년 539명, 2023년 486명, 2024년 496명으로 최근 3년 동안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다. 같은 기간 건설업 재해자는 2022년 3만1245명에서 2023년 3만2353명, 2024년 3만4370명으로 오히려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건설업은 전체 산업 대비 사고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도 나타났다. 2024년 기준 건설업 재해율은 1.45%로 전 산업 평균 재해율 0.67%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건설업 사망자는 496명으로 전 산업 사망자 2098명 가운데 약 23.6%를 차지했다. 건설업 근로자 비중이 약 12%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건설업 종사자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사고 규모는 크게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근로자는 2022년 249만4000명에서 2024년 208만4000명으로 약 41만명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사망자는 539명에서 496명으로 43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는 건설투자 감소로 현장 규모와 인력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사고 위험 자체는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3년 건설업 사망자 감소 역시 건설투자 위축에 따른 근로자 수 감소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 이후에도 현장 체감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022년 시행됐으며 2024년부터는 50억 원 미만 공사 현장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다만 사망사고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중소규모 건설현장에서는 제도 효과가 아직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해 원인을 살펴보면 안전보호구 미착용이나 작업 절차 미준수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 위반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제도는 사업주의 안전시설 설치와 예방 시스템 구축 책임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작업자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가 사고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현장 안전의식과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관리 체계도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는 작업자의 안전수칙 준수 의무를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사례도 있다. 싱가포르와 호주 등 일부 국가는 안전수칙을 위반한 근로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거나 형사 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 안전시설 구축과 함께 작업자의 안전수칙 준수 책임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규제와 처벌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건설현장의 사고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도 나온다. 최근 건설사들이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도입과 현장 안전교육 확대, 보호장비 관리 체계 강화 등에 나서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박광배 건정연 선임연구위원은 “건설현장의 재해와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주의 안전시설 확충과 예방 시스템 구축뿐 아니라 근로자의 안전수칙 준수와 의무 위반에 대한 실효적인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현장 안전문화 정착이 재해 감소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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