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고 한 말 눈덩이처럼 키운 건 본인…사과하고 논란 끝내야
   
▲ 박한명 미디어펜 논설주간
김제동의 영창 발언 여진이 여전하다. 사소하다면 사소한 문제였다. 국정감사장에서 '대장 배우자를 아주머니라고 호칭했다가 13일간 영창에 수감됐다'는 말이 문제가 됐을 때 김제동은 이말 한 마디만 하면 끝나는 것이었다. "미안하다, 웃자고 한 얘기였다" 이 문제가 커진 건 순전히 본인 탓이다.

사실관계가 논란이 되면서 언론이 주목하니 "(국정감사에서) 나를 부르면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준비를 잘 하시고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면서 김제동은 사과가 아니라 진실을 요구하는 쪽을 겁박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나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면서 군법 운운한 건 더 진창으로 빠지는 길이었다. "당시 방위병인데도 일과 시간 이후 영내에 남아 회식 자리에서 사회를 봤다"며 "사회를 본 자체가 군법에 위반된다. 이 얘기를 시작하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김제동이 군법 운운한 이상 이 문제는 웃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 돼 버렸다. 여론이 거짓말이라고 비판하자 김제동은 계속 법 운운했다. "15일 이하 군기교육대나 영창에 가면 원래는 기록에 남기지 않는 것이 법"이라며 "기록에 남기지 않으니 기록에 없는데 저한테 '잘못됐다'고 얘기하면 곤란하다. 그 기록은 제가 한 게 아니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될 것을 김제동 본인이야말로 죽자고 달려드는 바람에 반드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넘어가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됐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15일 이하 군기교육대나 영창에 가면 원래는 기록에 남기지 않는 것이 법이다." 그러나 이 얘기도 거짓말이다. 영창은 기록이 남는다. 백번 양보해 설령 영창 기록이 없다고 해도 그 기간만큼 군 제대가 늦어진다. 국방부는 "(김제동씨는) 정확하게 18개월을 복무하고 소집해제됐다"고 이미 그의 거짓말을 확인해줬다.

   
▲ 김제동의 영창 발언에 대한 여진이 여전하다. 이제 사실규명은 오직 김제동 본인에게 달렸다. 병무청은 개인 병적기록표는 본인 동의 없으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제 키는 김제동이 쥐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김제동은 모두를 속인 거짓말쟁이로 영원히 남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제동의 거짓말, 그리고 거짓말을 부추기는 타락한 자들

영창 갔다 온 게 오래 전이라 그때 기록이 제대로 안 돼 있을 수 있다는 변명도 불가능하다. 김제동의 거짓말을 추적하던 중앙일보가 11일 그가 방위병으로 복무할 당시에 '징계 기록을 병적기록표에 기록한다'는 규정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더 이상 빼도 박도 못하게 된 것이다. "군기교육대와 영창이 다르냐고 하는데 제가 근무한 사단에서는 사단 군기교육대를 사단 영창이라고도 하고 영창을 군기 교육대라고도 했다"며 뜬금없이 군기교육대를 끌어다 물타기를 한 건 급하게 동원된 김제동 잔머리의 결과다.

영창은 반드시 징계위원회 회의록과 같은 기록이 남지만 군기교육대는 조금 다르다. 형식상 징계라기보다 교육에 가깝기 때문에 기록이 남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거짓말을 반복하다 궁지에 몰리니 이런 식으로 자기 묘구덩이를 빠져나갈 요령을 피운 것으로 뵌다. 그런데 이게 또 거짓말이다. 군기교육대는 통상 2박3일이다. 13일 동안 군기교육대를 갔다 왔다는 건 상식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참, 참고로 더하면 군사전문가 말인즉 영창 13일짜리는 없다.

이제 사실규명은 오직 김제동 본인에게 달렸다. 병무청은 개인 병적기록표는 본인 동의 없으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제 키는 김제동이 쥐고 있다. 그러나 아마도 그가 스스로 공개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 정도의 양심이 있었다면 진즉 고백했을 것이다. 김제동의 '영창 군기교육대 13일' 발언은 본인도 알고 언론도 알고 국민도 아는 공인된 거짓말이지만 영구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김제동은 모두를 속인 거짓말쟁이로 영원히 남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라도 솔직하게 시인하고 사과를 할 것인지, 아니면 별 것도 아닌 일에 죽자고 달려들었다가 제 무덤 파고 들어간 희대 방송인이 될 것인지 김제동에겐 선택만이 남았다.

필자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게 있다. 김씨의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같은 편이라고 궁색한 논리로 감싼 이들이다. 자칭 군사전문가 정의당 김종대 의원과 다른 군 비리를 엮어 "김제동 말 맞네"와 같은 물타기 기사를 쓰는 삼류언론 말이다. 거짓말쟁이를 오히려 편드는 이런 타락한 정치인과 언론이야말로 이 나라를 망쳐먹는 주범들이다. /박한명 미디어펜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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