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규제·낮은 노동생산성·대체파업 불가…산업계 막대한 피해
   
▲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자신들의 파업 철회 요구조건인 ‘박근혜 즉각 퇴진, 박근혜 정책 폐기’를 박 대통령이 거부했다며 30일 총파업을 벌이는 민주노총에게는 아무런 명분이 없다. 산업계 위기 및 불법 파업의 진실을 외면한 정치파업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엔 경제적 실익이 전무하다. 일례로,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파업에 이어 민주노총의 정권퇴진 총파업에 맞춰 30일 총 4시간 파업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파업으로 사측에 1조 4000억 원의 피해를 입혔다.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것은 정치권과 일반 시민의 몫이며, 기업 근로자인 민주노총의 생업은 현장에 있다. 연일 정치파업에 몰두하는 민주노총이 밝히지 않는 진실은 여러 가지다.

대한민국 전체 임금근로자 1800만 명 중 한국노총 조합원은 89만 명, 민주노총 조합원은 69만 명이다. 교실로 치면 서너 명이 전체 반의 의사를 결정하는 격이다. 한노총, 민노총을 모두 더해도 전체 노동자 10%도 되지 않는다. 노조대표성의 문제다. 

   
▲ 민주노총의 정치적 행보는 스스로 고립시키는 반쪽 길이다. 민주노총은 창립 초기 40여만 명이던 노조원 수를 한때 80만 명까지 늘리며 세를 키웠지만 점차 줄어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둘째, 우리나라에서는 파업 기간 중 고용자(기업-사용자)가 파업으로 인해 중단된 업무 수행을 위해 (사업과 관계 없는) 다른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 해당 업무를 하도급 줄 수도 없기에 근로자의 단체행동권(파업권)만이 보장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용자의 영업권(경영권)은 보장되지 않는다. 프랑스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 모두 우리나라와 같은 곳은 없으며, 미국의 경우 임금인상을 목적으로 하는 파업참가자가 사측의 복귀 요청을 거절하면 영구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고임금을 받는 노조 정규직 생산직의 노동생산성은 현저히 낮다. 이 때문에 1996년 이후 완성차를 생산하는 해외 자동차공장은 15개 생겨났지만 국내에는 한 곳도 생기지 않았다. 단적인 예다. 한때 세계시장 점유율 톱을 달렸던 조선 중공업회사들 또한 매출과 수익 상관없이 본사의 직접 고용을 크게 늘리지 않았다. 게다가 2013~2015년 간 벌어진 파업의 81.2%는 민주노총 사업장이다. 이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91.3%를 차지했다. 참고로 지난 해 불법파업은 모두 민주노총 사업장이었다.

(노조를 어떻게 할 수 없는) 노동시장 규제는 악화일로에 있다. 2006∼2015년간 해외직접투자 마이너스 순유입의 합은 200조 원에 이른다.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는 이와 관련 “일자리가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가고 덩달아 소득도 줄어든다는 것은 노동시장의 규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노동시장 규제가 심하기로 157개국 가운데 15위(2013년 기준)다. 경영자 측이 노동유연성을 확보할 수 없는 이유다. 한국보다 노동유연성이 없는 나라는 아프리카 남미 몇몇 개발도상국에 불과하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행보는 스스로 고립시키는 반쪽 길이다. 민주노총은 창립 초기 40여만 명이던 노조원 수를 한때 80만 명까지 늘리며 세를 키웠지만 점차 줄어들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노조에 가입된 전체 근로자(190만5470명) 중 민노총 노조원은 63만1415명(33.1%)으로 2003년(43.4%)보다 10%포인트 줄어들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민노총과 달리 상대적으로 정치성·폭력성이 약한 한국노총과 미가맹 노조는 증가하는 추세”라며 “2011년 복수 노조 허용 이후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이탈이 계속되어왔다”고 설명했다. 민주 노동운동을 기치로 내걸고 1995년 설립된 민주노총의 20년 역사가 이렇게 저물어가고 있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 민주노총의 총파업엔 경제적 실익이 전무하다. 일례로,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파업에 이어 민주노총의 정권퇴진 총파업에 맞춰 30일 총 4시간 파업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파업으로 사측에 1조 4000억 원의 피해를 입혔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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