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23일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에서 3년여 만에 떠오른 세월호는 녹슬고 처참한 모습이었다. 

과적 및 조타미숙으로 2014년 4월16일 침몰했던 세월호에는 지난 1073일 간의 아픔을 뒤로 하고 미수습자 수색과 사고 의혹 규명 등 남아있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해양수산부는 길이 145m에 높이 24m, 폭 22m인 세월호를 수면 위 13m까지 들어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미수습자 수색에 대비하고 있다.

옆으로 눕혀진 상태로 반잠수식 선박(자항선)에 싣는 과정에서 물에 드러난 높이를 최소화해 안정적인 인양을 유도하면서 작업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해수부는 이날 “인양 작업이 당일 오후나 저녁이면 완료된다”며 “미수습자 9명에 대한 수색 작업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인양 과정에서 미수습자나 유류품이 빠져나와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장에 250X150m 크기의 펜스를 이미 설치했고, 선체가 확보되면 미수습자들의 대략적인 위치를 집중 수색할 방침이다.

성공적인 인양 후에는 세월호 사고 원인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는 선체 조사가 이뤄진다.

검찰은 침몰 원인으로 선사 측의 무리한 선체개조와 과적, 조타수의 조타미숙 등을 꼽았고, 법원 또한 이를 인정한 바 있다.

이에 세월호 선체는 목포 신항으로 옮겨져 선체 수색 및 현장 검증이 이뤄진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외부충돌설 및 조타기의 기계적 결함 의혹 또한 이번 기회에 규명될 전망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 2015년 11월 국회에서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침몰 당시 선체에 외부 충격이 가해졌는지 등 항간의 의혹들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수부는 선체 조사 과정에서 선박 안의 과적 화물 무게를 측정(추정)하고 과적 화물과 침몰 간의 직접적 원인을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 선박의 개조와 복원성 간의 사실관계에 대한 검증 차원에서다.

이와 관련, 세월호 화물 중 제주해군기지로 운반 중이었던 철근 410t의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

   
▲ 세월호는 과적 및 조타미숙으로 2014년 4월16일 침몰했다./사진=연합뉴스


남아있는 과제는 이뿐만 아니다.

3년 전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후 인천∼제주 항로의 여객선 운항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사고 이후 여객 수요가 끊겼을 뿐더러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신청업체들의 사업수행 능력과 사업계획 적정성, 회사 신용도를 엄격히 심사해 자격 기준에 미달하면 탈락시키고 있다.

여러 업체가 해당 노선의 사업 타당성을 검토했지만 수익을 낼 수 있는 화물 운송 비중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세월호 사고에서 일반인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자 세운 추모관의 운영은 개관 1년이 다 되도록 불안정한 상태다.

추모관에는 전체 희생자 304명(사망자 295명·실종자 9명) 중 안산단원고 학생과 교사를 제외한 일반인 희생자 41명의 봉안함이 안치되어 있다.

작년 4월 16일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 개관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은 7개월 가량 정상적으로 운영된 후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문을 닫았다.

최근에는 소위 '일베 리본' 논란에 휩싸이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정부예산을 받을 수 있는 4·16 재단이 설치되기 전까지는 인천시가 추모관 임시 운영을 맡을 것”이라며 “운영 정상화를 위해 추모관 지원 주체인 재단 설립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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