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해운업계가 국내 해운업의 재도약을 위해 발의된 한국해양진흥공사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국내 해운업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30일 복수의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해운사들이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는 가운데 대형화에 실패해 100만TEU 이상의 선복량을 갖지 못하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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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사진=현대상선 |
해운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선박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법정 자본금(최대 5조원)의 51%를 출자해 투자와 보증을 맡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 법안 통과가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법안이 통과되면 선박 발주, 컨테이너 구매, 남미·인도·중동을 비롯한 주요 터미널 지분 인수 등에 소요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해당 법안의 통과가 늦어질 경우 업체들은 당장 자본금 확보에 문제가 생길 뿐더러 선사 대형화에도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적선사 현대상선의 대형화 계획이 흔들릴 경우 지난해 파산한 한진해운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법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올해 8월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지만 현재 국민의당 반대로 해양수산법안 심사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법안 심사소위는 다음달 1일 열릴 예정이다. 만약 심사소위에서 탈락할 경우 다음달 5일로 예정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를 받을 수 없어 내년 2월 임시국회 혹은 8월 정기국회로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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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신항만 현대상선 터미널 모습/사진=현대상선 |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2월 임시국회가 파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안의 통과는 사실상 내년 8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해운업계가 주춤하는 사이 글로벌 선사들은 몸집을 키우고 있다.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스위스 MSC는 3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의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 국적선사 코스코는 홍콩 OOCL을 합병해 이들 업체에 이어 세계 3위 선사로 등극했다.
프랑스 CMA-CGM은 싱가포르 선사 넵튠오리엔트 라인을 인수했으며, 일본은 MOL·NYK·K라인 등 자국선사 3곳을 합병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만2000TEU급 초대형 선박도 발주하는 외국 선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선박을 발주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재무플랜을 세우는 것이 쉽지 않다"며 "한국 해양진흥공사법안의 통과로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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