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제유가 상승과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등으로 업황 회복을 기대하는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인상이라는 악재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제 철광석과 유연탄 가격은 각각 75.69달러, 106.9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7일 대비 각각 21.4%, 12.8% 증가한 것으로, 철강업계는 후판의 원재료인 이들 가격 인상분이 제품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은 기준 상반기 대비 톤당 3만~5만원 인상에 그쳤으며, 후판사업의 실적이 좋이 않다는 것을 근거로 다가오는 후판 가격 협상 테이블에서 추가적인 인상을 요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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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을 놓고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사진=동국제강 |
반면 조선업계는 지난해 철강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후판 가격 인상에 합의했으며, 선박 건조 비용의 10~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일감 확보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며 고개를 젓고 있다.
최근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에 근접해 자원개발 수요 및 물동량이 증가하는 등 업황 회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IMO의 환경규제 △선령 20년 이상의 노후선박 증가 △저유황유 가격 인상 등 국내 업체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됨에도 가격 인상으로 인해 관련 선박 수주 경쟁에서 밀릴수 있다는 것.
앞서 IMO는 오는 2020년 1월부터 세계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함유량을 현재 3.5%에서 0.5%로 낮추는 것을 포함한 환경규제 강화를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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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현대중공업이 개발한 18만톤급 LNG추진 벌크선 조감도·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에 정박중인 LNG 운반선·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한 LR1 탱커/사진=각 |
이밖에도 지난 2016년 발생한 수주 절벽으로 업계 전반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과 원가경쟁력 하락으로 중국·싱가포르 등 경쟁업체와의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실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업계는 30만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한 척을 건조하는데 약 3만톤의 후판이 사용돼 톤당 5만원이 높아지면 건조 비용이 15억원 가량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900억원 수준의 30만톤 VLCC의 건조 마진은 1% 내외로, 철강업계의 주장을 수용할 경우 저가수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회복으로 재도약하려는 상황에서 후판 가격 인상은 치명적"이라며 "후판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철강업계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낸 만큼 이번 협상은 지난번 이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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