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단순한 통상갈등 넘어서는 주도권 다툼
중국이 미국 따라잡을 가능성 낮아…강한 편에 편승해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경제를 혼돈속으로 몰아 넣고 있다. 보복관세를 주고 받는 등 통상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항하는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내년 초 발효를 앞두고 있다. 중간자적인 한국도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는' 상황에 처했다.  미·중 수출 의존도 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다.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복마전속에서 대한민국은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해야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대한민국의 동맹국인 미국과 경제적으로 가장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는 중국이 통상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양자택일을 한다면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중은 단순한 통상갈등을 넘은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어 경제논리만 고려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양국은 상대국에 대해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이에 대해 상대가 대응하면 그에 맞춰 보복관세를 예고하는 등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각)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해 무역법 제301조를 근거로 5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기업의 투자 제한 및 지재권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내용으로 하는 메모랜덤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자동차·항공기 등 106개 품목(500억달러 상당)에 대해 25% 보복관세 도입으로 응수하자 미 무역대표부(USTR)에 1000억달러 상당의 보복관세 검토를 지시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시진핑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


이같은 갈등에 따라 한국이 최대 367억달러의 수출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그간 우리 정부는 △한국 주변의 경제블록 중 중국 주도의 경제 블록에 적극 참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중국 전승절 행사 참여 등 '친중' 행보를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미국과 일본이 각각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포괄적·점진적TPP(CPTPP)에 대항하는 성격을 지녔으며, AIIB 역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미국 주도의 금융질서에 대응하는 면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미중을 놓고 본다면 국력과 지정학적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결정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에서 유독 'G2'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는 이유로 중국이 미국 국채의 18.8%에 달하는 약 1조1849억달러를 보유한 것이 꼽히지만, 실제로 중국이 이를 팔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이 1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매각해 달러 가치가 1% 하락할 경우 나머지 국채 가격이 감소, 10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일본도 이러한 이유로 1990년대 말 미국 국채를 판매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가 한국 이송을 위해 선박에 실리고 있다./사진=한국가스공사


국제정치학계에서도 기존에는 강한 국가가 등장하면 다른 국가들이 반대편 국가와 연합해 '세력균형'을 만든다는 이론이 주류였으나, 오히려 강한 국가에 붙어 이익을 도모한다는 '편승이론'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춘근 박사는 지난달 28일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제2차 강군 육성을 위한 세미나 - 자유통일 VS 적화통일'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갈등이 벌어진다면 더 강한 쪽에 붙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30년 뒤에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을 꼽지만, 100년 뒤에도 미국이 세계 1등일 가능성이 100%"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 매장된 석유와 가스는 나머지 모든 국가가 가진 에너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로키산맥에서 발견된 분량을 합하면 미국은 500년 이상 사용가능한 에너지를 보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과 달리 한국과 멀리 떨어져 한국 영토에 얽힌 이해관계가 적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등이 발달해 상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국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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