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드루킹' 댓글 조작 사태 여파로 방지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뉴스 추천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털 업체 네이버, 카카오, 구글은 최근 AI 뉴스 추천 기능을 적용한 뉴스탭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신설할 예정이거나 출시했다.
이는 AI가 사용자의 콘텐츠 소비 이력을 학습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볼 수록 데이터가 쌓이면서 추천 엔진의 능력과 정교함은 높아진다.
네이버는 지난 9일 올해 3분기 안에 뉴스 편집을 AI가 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은 댓글 및 뉴스 서비스 2차 개편안을 발표했다.
현재 PC와 모바일 네이버 뉴스 사이트에 적용되고 있는 기술은 지난해 2월 출시된 '에어스(AIRS)'다. 기사를 동일한 주제로 묶어 분야별 주요뉴스로 배치하고 있다. 다만 PC 뉴스 사이트 첫 화면에 있는 '이 시각 주요 뉴스'는 사람이 담당해 배치하고 있다.
네이버는 우선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뺐다. 향후 AI가 추천 뉴스를 골라주는 '뉴스피드판(가칭)'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언론사가 편집한 기사가 담긴 '뉴스판'을 이르면 7월 중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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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차 뉴스 및 댓글 개선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제공 |
구글은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I/O 2018'에서 주요뉴스 5개를 AI가 선별해 메인화면에 보여주는 '구글뉴스' 앱을 이날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언론사 홈페이지 뉴스를 구독하거나 구글뉴스앱 등을 통해 언론사 홈페이지 뉴스를 찾아 읽는 '아웃링크' 방식을 제공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은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지 않아도 AI가 추천하는 5개 주요 뉴스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개인마다 다른 맞춤형 뉴스가 추천된다.
카카오는 10일 오후 포털 다음의 모바일 첫 화면에 AI가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추천' 탭을 신설했다. 첫 번째였던 '뉴스' 탭은 한 칸 밀려났다. 추천 탭에는 기존 뉴스를 포함해 카페·블로그·커뮤니티·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카카오는 2015년 AI 기술 '루빅스'를 모바일 뉴스 서비스에 도입했다. 주요 뉴스를 제외하고 PC·모바일 다음 뉴스 전 영역에서 루빅스가 사용자의 뉴스 클릭 수,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자동 배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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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카카오 로고./사진=네이버, 카카오 제공 |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10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카카오는 AI 기반의 뉴스피드와 편집 없는 뉴스 서비스를 카카오톡과 다음에서 제공하고 있다"며 "댓글 관련 모니터링과 운영 정책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 공동대표는 "뉴스편집이나 실시간검색어와 관련해 (개편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이용자 편익과 콘텐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고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용자 선호도에 맞춘 AI 콘텐츠 추천으로 이용자가 편향된 뉴스만 읽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뉴스 편집은 보조적으로 제공하고 언론사가 직접 기사를 편집하는 판도 신설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다양한 기사를 소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국민 모두가 알아야하는 탄핵, 지진 등 속보성 기사는 사람이 주요뉴스로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전체 콘텐츠'라는 기능을 통해 하나의 주제가 다양한 언론사에게 어떻게 다뤄지는지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분별력 있는 미디어 소비를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디어펜=이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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