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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로비에 총여학생회 폐지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대자보가 부착돼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생 투표를 진행해 총여학생회를 폐지하기로 했다./사진=연합뉴스 |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연세대학교가 학생 총투표를 진행한 끝에 총여학생회(이하 총여)를 폐지키로 했다.
5일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총여 폐지 안건을 두고 실시한 학생 총투표 결과 투표율 54.88%에 폐지 찬성 78.92%, 반대가 18.24%로 나왔다.
총학생회 산하에 있던 여학생부가 독립해 1988년 출범한 연세대 총여가 폐지되면서 서울 시내 대학 중 총여가 활동하는 대학은 1곳도 남지 않게 됐다.
이번 학생 총투표는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36시간 동안 진행됐다.
투표는 전체 재적생 2만4894명이 투표권을 가졌고 회원 1만763명 찬성, 2488명 반대, 386명 기권으로 과반수가 찬성해 안건이 가결됐다.
연세대는 이날 채택된 총투표 안건에 따라 총여를 폐지하고 학생회칙에서 관련 규정을 전부 삭제, 후속 기구로 '성폭력담당위원회'를 신설하게 됐다.
당초 총여는 1980년대 중반부터 여학생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각 대학에서 출범했다. 1984년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국내 대학 중 최초로 총여가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서울대는 총여 회장에 출마하는 후보가 없어 1993년 폐지됐고, 고려대는 총학 산하에 여성위원회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총여를 폐지했다.
건국대, 중앙대, 홍익대는 2013~2014년 총여를 폐지했고, 중앙대 서울캠퍼스는 2014년 독립적 기구였던 총여학생회를 총학생회 산하 기구로 편입했다. 숭실대는 2016년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에서 총여 폐지를 결정했다.
서울 시내 일부 대학에서 명맥을 이어온 총여는 지난해 거센 폐지 움직임에 부딪혔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10월 학생 총투표를 진행한 끝에 83.04%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총여가 폐지됐다. 성균관대는 폐지 이전에도 수년째 총여학생회장이 공석이었다.
동국대 지난해 11월 학생 총투표를 진행하고 총여 폐지 안을 가결했다. 찬성률은 75.94%였다. 광운대 역시 수년간 공석이던 총여를 지난해 공식적으로 폐지했다.
총여 폐지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거세진 것은 대학 내 성차별이 과거보다 개선됐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동국대에서 진행된 총여 폐지에 대한 학생 토론회에서 총여 폐지를 주장하는 학생들은 총여의 가장 큰 문제로 비민주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총여가 남학생이 내는 총학생회비로 운영되면서도 의사 결정에는 남학생을 배제하는 것은 민주적 절차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대학 내 여성 차별이 남아있고, 총여 폐지는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backlash·반발)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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