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올해 또 한차례 자동차보험료 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며 눈치싸움 2차전이 시작됐다.
업계에선 손해율이 높은 보험사가 먼저 보험료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또 다시 업계 1위 삼성화재 선두론도 제기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들을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료 요율 검증을 마치고 인상 시기를 조율 중이다.
손보사들이 또 한차례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나선 배경에는 육체노동 가동연한(정년) 연장, 교통사고 시 중고차 가격 하락분에 대한 보상 기간 확대 등이 있다.
앞서 대법원은 사망하거나 노동력을 잃은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보험개발원은 이 결정이 자동차 보험료 1.2% 인상 요인이 된다고 추정했다.
업계에선 자동차보험료 인상폭을 1.5~1.8% 수준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지난 1월에 이어 올해만 2차례 인상이다. 앞서 손보사들은 3~4% 가량의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상 카드를 또다시 만지작거리자 금융당국에선 “자동차보험료 인상요인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사업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선행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에 손보사들 사이에선 또 한차례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업계에선 손해율이 높은 보험사가 먼저 보험료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 원가 조정만으로 보험료 인상에 대한 당위성이 납득되지 않는다면 손해율과 묶어서 보험료 인상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손해율이 높은 보험사가 먼저 보험료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은 모든 보험사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현재까진 아무래도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움직임만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예측대로 지난 1월 보험료 인상에선 후발주자로 나선 삼성화재가 이번엔 선두두자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화재의 손해율도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큰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메리츠화재 등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 초 자동차 보험료가 3% 가까이 인상됐음에도 오히려 악화됐다.
이 가운데 DB손보의 손해율이 86.1%로 가장 높았으며 삼성화재가 85.3%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각각 지난해에 비해 3.8%포인트, 0.6% 포인트 올랐다.
이어 현대해상 85%, DB손보 86.1%, 메리츠화재 81.8% 순이었다.
한편,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이후로도 손해율 관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료 인상을 피할 수는 없지만 누가 먼저 인상을 단행할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