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적 측면선 정치·사회·경제·문화적 환경에 따라 문화예술 시장 환경도 영향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문화예술 시장을 세분화하면 문화예술 소비자의 욕구와 기대를 충족시키고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경영 활동을 다양한 방향에서 추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예술 시장을 주먹구구식으로 세분화하다가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세분화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을 충족시켜야 시장 세분화에 따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분화의 전제 조건에서 벗어나면 문화예술 마케팅 활동의 성과도 낮고,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어렵다. 문화예술 시장을 세분화할 때 고려해야 할 기본적인 전제 조건 5가지는 다음과 같다.

   
▲ 시장 세분화에 필요한 전제 조건. /자료=김병희 교수 제공

첫째, 측정가능성(measurability)이다. 어떤 세분 시장을 설정했다면 해당 세분 시장의 규모와 구매력을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문화예술 세분 시장의 규모, 구매력, 문화예술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실질적으로 유용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어렵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세분 시장에 속해있는 문화예술 소비자의 규모나 구매력을 실질적으로 측정하지 못한다면 시장 세분화로 인한 마케팅 성과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마케팅 활동이 성공할 수 있도록 시장 세분화를 하려면 세분 시장의 규모와 구매력을 구체적으로 측정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장조사 전문회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둘째, 접근가능성(accessibility)이다. 어떤 기준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했다면 마케팅 비용을 적절히 투입해 세분 시장에 알맞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 세분 시장에 속하는 문화예술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어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 40대 주부를 표적 시장으로 설정했을지라도 홍보 수단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다시 말해서 접근가능성이 낮을 경우에는 문화예술 마케팅 활동을 실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문화예술 마케팅의 8P 요인의 하나인 판촉(Promotion) 수단을 확보해서 세분 시장에 알맞은 접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접근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광고홍보를 비롯한 다양한 판촉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셋째, 실질성(substantiality)이다. 어떤 기준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했다면 거기에 해당되는 소비자를 모두 포괄해야 하고, 상당한 이익을 기대할 정도로 규모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시장의 크기가 너무 작으면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 세분 시장의 규모가 어느 정도는 되어야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세분 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으면 저명한 문화예술작품이라 할지라도 쓰는 비용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 여러 세분 시장에 마케팅 전략을 달리 적용하면 특정 시장 하나에 집중할 때에 비해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세분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수익을 기대할 정도로 어느 정도는 시장의 규모가 있어야 한다.

넷째, 차별화가능성(differentiability)이다. 어떤 세분 시장을 설정했다면 문화예술 소비자들끼리 서로 겹치지 않도록 고려해야 한다는 상호배타성을 의미한다. 해당 세분 시장에 속하는 소비자들은 동질성을 유지하고 다른 세분 시장에 속하는 소비자들은 이질성을 갖도록 차별적인 특성에 따라 나누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문화예술작품 하나만으로 취향이 각각 다른 문화예술 소비자들의 상이한 욕구와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욕구의 이질성을 고려해 차별화하는 것은 시장 세분화에 성공하는 첫 걸음이다. 일반 기업에서도 어떤 상품 하나만을 내놓지 않고 각 세분 시장에 알맞게 욕구의 이질성을 고려해 상품 라인을 여러 가지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다섯째, 실행가능성(actionability)이다. 어떤 세분 시장을 설정했다면 거기에 속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실행 프로그램을 현실성 있게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세분 시장을 설정한 다음 시장의 특성을 상당 기간 동안 유지해야 한다는 지속가능성도 실행력에 달려 있다.

따라서 문화예술 마케팅 프로그램은 각 세분 시장에서 즉시 실행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내용으로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예술성이 뛰어난 공연을 기대하는 세분 시장의 경우에는 규모가 상당히 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때는 문화예술 마케팅 프로그램의 실행가능성이 낮아지게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문화예술 마케팅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 시장 세분화의 4가지 대표적 변인. /자료=김병희 교수 제공

시장 세분화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 충족되면 본격적으로 시장 세분화에 들어가게 된다. 이때 어떤 기준에 따라 시장을 나눌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시장 세분화를 할 때 구분하는 근거나 기준을 시장 세분화의 변인(變因)이라고 한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시장 세분화의 변인을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시장을 세분화하는 절대적인 변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현실적인 여건에 따라 근거나 기준을 결정하면 된다. 일반적으로는 지리적 변인, 인구통계적 변인, 심리분석적 변인, 행동적 변인을 시장 세분화의 4가지 대표적 변인으로 간주한다.

문화예술 소비자들이 티켓을 구매할 때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 항목들도 시장을 세분화할 때 검토할 수 있는 변인이다. 문화예술 소비자의 의사결정 과정은 소비자 행동을 설명하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 시장을 세분화할 때 필요한 변인들은 설문조사 결과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집할 수 있다. 문화예술의 시장 세분화에 필요한 변인은 최소한 다음의 세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문화예술 소비자의 소비 행동과 관련되어야 하고, 쉽게 관찰할 수 있고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하며, 각 세분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이 각각 달라야 한다.

문화예술 시장에는 어떤 교환 관계가 존재한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와 소비자 집단 사이에 교환 관계가 원활한지 그렇지 않은지가 항상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거시적 측면에서는 정치적·사회적·경제적·문화적 환경에 따라 문화예술의 시장 환경도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미시적 측면에서는 문화예술작품을 제공하는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여건이나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소비자의 수준에 따라서도 문화예술의 시장 환경이 영향을 받게 된다. 위에서 제시한 시장 세분화에 필요한 전제 조건 5가지를 고려해 문화예술 시장을 세분화했을 때,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는 비로소 문화예술 마케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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