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순이익 1조6657억…베트남 진출 '박차'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우리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 6657억원을 공시하며 사상 최대 성과를 냈다. 베트남 우리은행이 설립 후 최대실적을 내는 등 손태승 회장의 글로벌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최근 위기를 맞았던 해외 파생상품(DLF)마저 수익권으로 올라서는 등 호재가 이어지며, 내년도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 6657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성과를 냈다. 역대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호실적을 내면서, 지주회사로서 성공적으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측 관계자는 “지난 반기에 이어 경상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면서 “손태승 회장 취임 이후 우량자산 위주의 리스크 관리를 지속한 점이 주효했다”면서 자평했다.

   
▲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우리금융의 재무지표를 보면, 자산건전성(은행기준) 부문에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0.41%, 연체율 0.31% 및 우량자산 비율은 85.4%를 기록, 이전 분기 대비 모두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우량자산 비율 역시 전 분기에 이어 개선되는 모습이고,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4.9%포인트 향상된 125.3%까지 올라갔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의 ‘글로벌 전략’도 호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은 ‘신(新) 남방진출 전략’을 내걸고 베트남을 핵심 거점지역으로 삼아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우리은행의 베트남현지법인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약 101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작년도 전체 순이익(107억100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며 사상 최대 성과이기도 하다.

우리은행은 2016년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설립 첫해까지만 해도 3억원 적자를 봤지만, 이듬해 곧장 24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이후 2018년과 올해 연속 100억원대 순익을 내며 베트남 금융시장에 안착했다.

베트남 당국이 외국계은행 지점 제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 눈에 띄는 성과다.

지난 10월에는 베트남 시장 진출을 원하는 국내 핀테크 기업 육성거점인 ‘디노랩(Digital Innovation Lab) 베트남’을 수도 하노이에서 출범시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베트남 진출을 원하는 국내 핀테크 업체라면 디노랩을 통해 공유오피스 입주, 현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우리금융그룹의 네트워킹 지원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우리금융은 국내 금융권 전체의 우려를 샀던 DLF 사태에도 진정성 있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태 직후 손태승 회장은 손실을 입은 고객들에게 즉각적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하면서 “분쟁조정 절차에 적극 협조하고, 다각도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가운데 한때 ‘원금 전액손실’ 위기까지 갔던 우리은행의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 상품의 경우 결국 수익 전환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만기가 지난 12일이었던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의 수익률이 2.2%로 최종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DLF의 잔액은 113억원이었다. 

만기가 오는 19일인 2개 상품의 경우에도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각각 평가일인 14일 -0.33%, 15일 -0.30%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률 2.3%를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만기가 지난 11일이었던 DLF 상품은 하루 차이로 손실률이 21.5%로 확정됐다.  

우려에 비해 양호한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우리금융은 이번과 같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고객케어 강화’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고객 관련 업무를 집중하는 조직을 신설해 고객별로 전문가와 직접 상담을 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업계 안팎의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금융지주사로서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시장에서 리스크를 줄이면서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전략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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