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호텔네트워크, 2014년부터 2018년까지 749억 적자 기록
조 회장, 이사회 의결 통해 조 전 부사장 경영 능력에 의구심 드러내
일각선 "조 전 부사장 포섭 못하면 경영권 분쟁 시달릴 것…영입해야"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오른쪽)./사진=한진그룹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이 지난주 이사회를 개최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를 매각하는 안건을 통과시킴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복귀를 사실상 차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경영권 참여를 주장하며 조 회장 반대편에 선 'KCGI·반도건설' 쪽에 합류한 조 전 부사장과의 완전결별이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설왕설래가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의 지지를 얻어내는데 성공했고 △미국 델타항공 △정석인하학원 △일우재단 △대한항공 사우회 △대한항공 우리사주조합 등 한진칼에 대한 우호 지분 37.26%를 확보했다.

하지만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는 조 전 부사장도 KCGI·반도건설 등과 삼각 편대를 맺고 32.06%를 확보했다. 여기에 4.11%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의 지지를 받는다면 전체 보유지분은 36.17%로 늘어난다. 조 회장 측과의 확보 지분율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소액주주들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 보유 현황./인포그래픽=박규빈 기자


이에 현재 조 회장 측이 지분율에서 다소 우위에 있긴 하지만 조 전 부사장과 끝내 결별한다면 향후 계속적인 경영권 분쟁 논란에 시달려 기업 경쟁력 강화에 신경 쓰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과의 갈등을 해소하고 힘을 합쳐 외부 세력으로부터의 경영권 방어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어 7성급 호텔을 짓고자 삼성생명으로부터 사들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레저 시설안 왕산마리나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한진칼 역시 지난 7일 장래사업·경영 계획 등에 관한 공정공시를 통해 자회사 일부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한진칼 관계자는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에 따른 유휴 자산을 매각해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된 유휴 자산이란 공교롭게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인 제주 서귀포시 소재 파라다이스호텔 부지다. 

이에 업계에서는 호텔·레저 사업부의 자산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는 것은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결별을 선언함으로써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KCGI가 주장해온 재무건전성 강화 방안을 내놔 조현아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 간 삼각편대의 명분을 희석시키 위한 결단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2011년 11월 개장한 왕산마리나는 한진그룹 자회사 왕산레저개발이 인천광역시 중구 을왕동에 조성한 레저 시설로, 조 전 부사장이 관리하던 곳이다. 이곳은 2017년 215억8744만8390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2018년에도 49억39만959원의 적자를 냈다.

또한 DART에 따르면 칼호텔네트워크는 2014년부터 8억507만4172원의 손실을 내기 시작해 이듬해엔 145억2607만5196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고, 이후 2018년까지 5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누적 손실액이 749억5150만534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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