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오는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취임 후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지원에 국책은행장의 소임을 충실히 이행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
|
|
▲ 윤종원 청와대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IBK기업은행장으로 취임하는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원들이 출근을 저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그러나 윤 행장의 앞날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노사갈등과 ‘제2의 라임사태’ 가능성이 있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윤 행장은 임명된 지 27일 만인 지난 1월 29일 제26대 은행장 취임식을 가졌다. 기업은행 노조가 윤 행장 취임을 반대하면서 출근저지 등의 강경투쟁을 벌이면서다.
노조는 매일같이 본사 앞에서 윤 행장 취임 반대를 위한 피켓시위 등을 벌이며 윤 행장의 출근을 막았다. 그럼에도 노조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한 끝에 윤 행장은 노조와의 벽을 허물고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그러나 최근 노조가 윤 행장을 고발하면서 봉합되는 듯 했던 노사갈등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노조가 주 52시간 근로제 위반 등의 이유로 윤 행장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하면서다.
노조 측은 상반기 경영평가(KPI)를 유보하지 않는 한 윤 행장의 고발을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지원 업무가 과중된 상태에서 상반기 KPI폐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른바 ‘장하성 동생 펀드’에 대한 환매 중단사태도 후폭풍이 예고된다. 장하성 동생 펀드는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 장하원씨가 대표로 있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기획한 1800억원 규모의 US핀테크글로벌채권이다.
이 펀드는 미국운용사인 다이렉트랜딩글로벌(DLI)이 지난해 4월 실제 수익률과 투자자산 실제 가치를 허위로 보고한 것이 드러나면서 현재 미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고발당한 상태다. 이 펀드의 손실률은 60%에 이르며, 투자금 회수 상태는 현재 미지수다.
문제는 기업은행이 이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6년 설립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문재인 정권 들어 급성장했으며, 특히 장 대사가 당시 청와대정책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상품판매가 가장 많이 이뤄지면서 ‘장 대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은 전담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권력을 의식해 불완전 판매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국책은행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등 사태의 심각성이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라임사태 등으로 금융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을 친 상황에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제2의 라임사태 가능성이 있는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 과정에서의 문제가 드러날 경우 심각한 후폭풍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