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지난 4월 소비자물가가 0%대 상승세를 보이며 반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통계청은 4일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발표하면서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4.95(2015년=100)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0월(0.0%)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2개월 내내 1%를 밑돌다가 올해 1∼3월에는 잠시 1%대로 반등했지만 4월 들어 다시 0%대로 하락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1.8% 올랐다. 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 가정 내 식재료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는 수산물은 8.1%, 축산물은 3.5%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0.7% 떨어졌다. 특히 코로나19 대책으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시행하면서 승용차 가격이 차종별로 1~3%가량 하락한 모습이다.

국제유가 폭락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6.7% 하락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0.28%포인트 끌어내린 점도 눈에 띈다. 단, 코로나19로 가정 내 식재료 수요가 늘어 가공식품은 1.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0.2% 수준에 머물렀다. 서비스 물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의 경우 원래 가격상승 요인이 많은 시기지만 올해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에 머무른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여행 관련 서비스 물가도 하락해 승용차 임차료(-16.0%), 호텔 숙박비(-6.8%)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공공서비스는 1.6% 하락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0.23%포인트 하락시켰다. 이는 고교 무상교육이 작년 고교 3학년에 일부 적용되다 올해 4월부터 고교 2학년까지 확대되면서 고교 납입금이 64.0%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됐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3% 오른 모습이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9년 9월(0.3%) 이후 20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통계청을 밝혔다.

한편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3% 올랐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2.9% 상승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