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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내 공급한 한 견본주택 내부 모습./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유진의 기자]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이달 말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수요자들이 규제 전 로또청약 기대로 분양시장에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에서만 1만여 가구가 예정돼 있어 청약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분양시장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청약 과열과 시행 이후 공급 위축 등에 대한 우려가 뒤섞이고 있다. 분양 막차 수요가 몰려 청약 과열 상태를 보일 것이고, 건설사들이 일정을 앞당겨 공급해 시행 이후 공급위축도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에 정부에서 허용하는 적정 이윤 등을 더 한 것 이상으로 분양가를 높일 수 없게 하는 제도다. 1999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시장 불안이 커져 지난 2007~2014년 시행 됐다. 이후 공공택지에만 적용됐지만, 29일부터 서울 18개 자치구 309개 동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영등포·동작·양천·중구·광진·서대문구 등 13개 구 전체 272개동과 주요 정비사업 이슈가 있는 강서·노원·동대문·성북·은평구 5개구 37개동이 대상이다. 경기 지역에서도 투기과열지구 중 과천·광명·하남 등 13개 동이 포함돼 있다. 투기과열지구 중 물가 상승률보다 주택가격이나 분양가격 상승률이 높아 이상 과열 징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지정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주변 아파트 시세도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토연구원에서 지난해 7월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확대도입 영향 점검'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도입할 경우 서울 주택매매가격 연 1.1%포인트 하락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규제 시행 전 분양 막차를 타려는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고, 이에 따른 청약 과열 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이달 전국에서 공급 예정인 물량은 총 8만6000여가구다. 하반기 분양(24만2000가구) 중 3분의 1이 넘는 가구수다. 이 중 서울에서만 1만여 가구가 청약을 받는다.
수요자들의 이목을 끄는 곳은 알짜배기 단지들이 속해 있는 서울 강남이다. 청약 규제를 목전에 두고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막차 분양’에 나선 것이다. 강남 핵심지역이어서 조건이 뛰어난 데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로또 단지'로 평가된다. 조합은 2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1일 해당지역 1순위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하 4층∼지상 35층, 74개동, 6702가구(일반분양 123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해당 단지는 올초만 해도 상가가 제공한 대지 가격 결정을 두고 상가와 조합 간 갈등이 있었다. 그러나 양측이 합의에 이르면서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4750만원대 수준이다. 인근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85㎡가 지난달 25억원 안팎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7억~8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서울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도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 공급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원베일리 조합은 지난 9일 관리처분변경 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변경안을 의결했다. 단지는 최고 35층, 2990가구 규모로 이 중 일반분양 총 225가구가가 예정돼 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4891만원대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전용면적 59㎡ 분양가는 11억~12억원대로 추정된다. 바로 옆 ‘아크로 리버파크’가 3.3㎡당 1억원을 돌파한 만큼 3.3㎡당 5000만원 안팎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15차를 재건축해 짓는 ‘래미안 원 펜타스’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절차를 막바지 조율 중이다. 최고 35층, 아파트 6개 동, 641가구 규모로 공급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공급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규제 시행 전 건설사들이 일정을 앞당겨 밀어내기 분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됨에 따라 시세 대비 저렴해 실수요자들의 청약 기회는 있을 수 있지만 청약 과열 양상으로 가점대 낮은 일반 직장인들은 내집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며 "이후 공급 대책이 예정돼 있지만 서울 중심지역이 아닌 변두리에서 내집을 찾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양권 전매제한도 맞물려 하반기 들어서 공급은 대폭 줄어들고 새아파트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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