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63조 순매수…가장 선호한 종목은 '삼성전자'
상저하고(上低下高). 올 한 해 국내외 주식시장을 요약하는 단어다. 국내시장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시장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3월 이후 빠른 속도로 낙폭을 회복한 주가지수는 결국 하반기 들어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록적인 호실적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라임‧옵티머스 사태라는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미디어펜은 5회에 걸쳐 다사다난했던 2020년 금융투자업계를 되돌아보고, 2021년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에 밀려 항상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개인 투자자(개미)들은 올해만큼은 시장에서 큰 수익을 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갈수록 연령대가 젊어지고 정보접근성이 뛰어난 ‘스마트 개미’로의 변신이 개인투자자들의 특성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 사진=연합뉴스


3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 최대 수준인 47조 5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지난 3월 19일 장중 1439.43까지 떨어지며 ‘패닉’ 장세를 연출했던 국내 증시가 부활에 성공한 것은 개미들의 이러한 압도적인 매수세 영향이 컸다. 코스피는 올해 G20 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높은 30.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의 폭락장은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을 불러들이는 초대장 역할을 했다. 지난 3월부터 개인은 단 한 번 11월에 2조 7835억원어치를 순매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달에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전부 합친 순매수 규모는 63조 7373억원에 달하며, 통상 개인들이 주식들을 팔아치우는 12월까지도 순매수 열기는 이어졌다.

개인들이 급속도로 시장에 유입된 것에 대해 시장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제기됐다. 기관이나 외인에 비해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들이 빚을 내서 투자를 하거나 뇌동매매를 하는 사례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 해 전체를 놓고 보면 올해 개미들의 수익률은 상당히 양호했다. 예를 들어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인데, 올해 들어 개인은 지난 24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약 83조원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액 2위 역시 우선주인 삼성전자우가 차지했다.

이러한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최초로 주당 8만원선을 넘기면서 화려하게 올해 거래를 끝마쳤다. 지난 30일 종가 8만 1000원에 거래를 마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483조 5000억원까지 불었다. 

올해 초만 해도 5만원대로 시작해서 ‘코로나19’ 사태 초기엔 4만원대로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하반기로 올수록 가파른 상승을 거듭했다. 삼성전자에 엄청난 신뢰를 보여준 개인 투자자들 역시 상당한 수익을 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개미들이 ‘스마트’해진 이유로는 다양한 원인이 손꼽힌다. 스마트폰과 유튜브의 보편화로 정보 검색 채널이 무한대로 다양해졌다는 이유가 우선 첫손에 꼽힌다. 올해는 국내 증권사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역시 가파른 성장을 한 해였는데, 이 성장세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공헌이 지대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시선은 내년의 향방으로 쏠린다. 올 한 해 성공적인 투자를 마무리 지은 개미들은 내년에도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패턴을 보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동학개미’라는 별명을 얻은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내내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제였다”면서 “증권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는 등 위상이 높아진 개인 투자자들이 내년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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