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2030년까지 10배 성장 전망…순수전기차 전용 플랫폼 구축 노력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함께 완성차 업체들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친환경차로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빨라지며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게 된 것. 이에 업계에서는 다양한 신차들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내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플랫폼의 전기차들이 등장이 예고되며 치열한 경쟁도 예고되고 있다. 

3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는 아이오닉5, 기아차는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는 JW(프로젝트명)가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브랜드로 출시 예정인 전기차 제품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6·아이오닉7·아이오닉5./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그룹의 E-GMP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 이상까지 주행할 수 있고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5분 충전만으로 100㎞를 주행할 수 있다. 또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내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기존 전기차의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 시간을 대폭 개선한 것이다.

특히 E-GMP는 공용 차체에 세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다양한 보디 형식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대중화의 필수 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내연기관의 차들은 세단과 SUV 심지어 크기에 따라 다른 플랫폼을 적용해야 됐다. 하지만 E-GMP가 적용되는 앞으로의 차종은 한가지 플랫폼에서 다양한 차종의 차로 생산이 가능하다. 차종부터 차급도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플랫폼이 E-GMP인 것이다. 

내년 가장 먼저 출시될 아이오닉5는 준중형급 SUV로, 테슬라 모델3와 같은 시장에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는 모델3가 402km다. 2021년 모델3는 423km로 늘어났지만 아이오닉5 보다는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5는 유럽 등에서 사전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 오스트리아 법인은 최근 아이오닉5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내년 1월31일까지 온라인 사전계약 뒤, 내년 6월 차량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 오스트리아 법인에 따르면 아이오닉5의 최고출력은 313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100km까지 5.2초의 가속력을 확보했다. 이는 최근 국내 출시된 제네시스 GV70 가솔린 3.5 터보의 5.1초와 맞먹는 폭발적인 성능이다.

또 스탠다드인 58kWh 배터리의 경우 450km 주행할 수 있으며 73kWh 배터리 선택 시 550km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 CV와 제네시스 JW 역시 아이오닉5 수준의 제원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출시 시기는 아이오닉5는 내년 1~2월로 추정되고 있으며 CV와 JW는 내년 2분기로 관측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 23종과 수소전기차 2종을 포함해 44종의 친환경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내년 볼트EV 부분변경 모델과 볼트 EV의 SUV 버전인 볼트 EUV를 선보인다. 쌍용자동차 역시 준중형 SUV 코란도 기반 첫 전기차 'E100'의 출시를 준비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내년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EQA(소형 SUV)와 EQS(대형 세단) 모델을 출시한다. BMW는 2년 내 5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에는 중국 선양 공장에서 생산되는 iX3를 국내에 출시하고, 내년 말에는 현재 개발 중인 iX를 선보인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향후 3년간 8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전체 매출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11%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에는 쿠페형 전기차인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55, 2022년에는 폭스바겐의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ID.4를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올해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토요타 등과 전기차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대차그룹만의 특화된 경쟁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 쌍용자동차의 미래를 책임질 자사 최초의 전기차 프로젝트명 'E100'의 티저이미지가 공개됐다. /사진=쌍용차 제공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687만8000여대로 전망했다. 이는 올 한해 판매 예상치인 480만대 보다 약 43% 늘어난 규모다. SNE리서치는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21%씩 성장해 2030년 4000만대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도 2030년 신차 판매 중 전기차가 31%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0월까지 전 세계에 전기차 13만대를 판매해 테슬라와 폭스바겐, 르노닛산미쓰비시의 뒤를 이어 4위를 기록 중이다. 3위와의 차이는 1만8000대 수준으로, 내년 새로운 플랫폼이 적용된 모델이 등장하면 충분히 역전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강자들로 분류된 업체들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브랜드에서 새로운 전기차들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분석기관들은 전기차 시장이 올해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성장을 거듭할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 들어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Marklines)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32만9000대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재확산세와 계절적 요인으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약 5% 역성장했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고공행진했다. 

전기차 판매 침투율도 지난해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인 4.5%를 기록했다. 최근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부양 대책 일환으로 그린뉴딜 기조를 강조하며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지원 정책 전략을 한층 강화시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와 테슬라 등 신생 기업들이 전기차를 출시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세계 1위 로봇 기술을 통해 차별화한 전기차 경쟁력과 서비스를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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