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확대보다 친환경·미래기술·사업경쟁력 확보에 주력
산업 패러다임 전환 집중…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기반마련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700만대 벽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는 판매 목표를 700만대 돌파로 보수적으로 잡고 전기차 전환, 신성장동력 육성 드에 주력하며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5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년 대비 15.4% 감소한 374만3514대를 판매했으며, 기아차는 5.9% 감소한 260만7337대를 판매했다. 두 회사의 판매량을 더하면 635만851대로 700만대에는 못 미친다.

   
▲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브랜드로 출시 예정인 전기차 제품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6·아이오닉7·아이오닉5./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지난해 초 발표했던 판매목표는 현대차가 457만6000대, 기아차가 296만대 등 총 753만6000대가 목표였다. 하지만 현대차는 18.2% 부족했고, 기아차는 11.9% 미달했다. 양사 도합 15.7%, 대수로는 118만대나 부족한 수치였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800만대 이상이었던 현대·기아차의 판매실적이 5년만에 700만대 밑으로 하락했다.

올해 판매목표는 현대차 416만대, 기아차 292만2000대로 도합 708만2000대 수준이다. 과거 800만대 재도약을 노리던 시절에 비하면 보수적인 목표설정이다. 하지만 올해도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우선 700만대 선부터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권역별 판매 손익을 최적화하고, 시장별 판매 전략을 정교화하는 등 유연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판매 회복과 수익성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게 되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의 판매 감소 대부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LMC 오토모티브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급락의 기저 효과로 인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느린 회복세로 2019년의 90% 수준인 8422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산업 수요가 2019년의 9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 판매 목표치는 2019년의 98% 수준까지 접근했다. 사실상 경쟁사 대비 빠른 회복세를 앞세워 올해를 포스트 코로나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판매물량에 연연하기보다는 품질과 브랜드파워 등 근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기차 전환 및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신성장동력 육성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를 활용해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제조사에서 모빌리티솔루션 제공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시화 할 수 있는 원년으로 삶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한해가 돼야 한다"며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통해 친환경, 미래기술, 사업경쟁력 영역에서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5를 필두로 기아차 준중형 전기차(CX), 제네시스 크로스오버 전기차(JW)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차종은 당장 볼륨 측면에서는 크게 기여하기 힘들더라도 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경쟁력을 확보하는 선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시장의 볼륨성장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속도가 빨라졌다"며 "더욱이 고객의 니즈역시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 회사들 역시 글로벌 시장공략을 위한 전략이 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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