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부는 오는 13일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일부 조정 발표한다. 이번 주 일일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와 방역 상황을 토대로 방역조치 완화 및 단계 하향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세간의 관심은 사적 모임에 대한 '5인 집합금지' 강제 조치를 지속하느냐,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을 계속 하느냐에 쏠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견 효과를 발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불합리하고 비과학적인 기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여전하다.
정부의 일방적인 모임 규제와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유행 양상에 있어서 시간을 따지지 않는다. 모임의 목적 또한 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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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코로나 진단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
확진자와 밀접접촉하면 누구라도 걸릴 확률이 커진다. 밀접접촉하더라도 마스크 착용 유무와 접촉 강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 밀접접촉해도 걸리지 않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아직 코로나를 완벽히 예방하는 개인 방역방식이 정확히 확인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연말연시 특별방역이라는 명분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 집합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온 가족과 친척이 모여 정을 나누는 설 구정 연휴조차 제대로 된 가족 모임을 보지 못할 지경이다.
코로나 상황은 큰 변동이 없다. 일일 검사수와 그에 따른 확진자 수가 그때그때 달라 1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250명에서 270명 수준을 오가고 있다.
10일 0시를 기준으로는 일일 확진자가 다시 증가 추세이지만 이것이 또 언제 꺽일지 혹은 더 늘어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정부의 모임 규제에서 '공적 모임은 예외'라는 것이 여론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피로도를 고스란히 감내하는 국민의 일상 생활은 위축된지 오래다. 자영업 및 소상공인의 경제 활동이 급감하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반면 브리핑과 협약식 등 정부의 각종 행사 진행은 여전하다는게 문제다.
지난 9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는데, 패널로 참석한 소상공인 단체에서는 일방적인 정부의 방역 방침에 쓴소리를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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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파고다공원에 위치한 선별 진료소 앞에서 코로나 판정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띄엄띄엄 서서 기다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전문가들 또한 정부 방역 방침이 감염 차단 효과와 관련해 모순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연구팀의 '3차 대유행 기간 시설별 확진자수 증가 자료'에 따르면, 3번째 대유행 시기인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2달 반 남짓하는 기간동안 시설별 집단감염 발생은 교정시설(28.4%), 교회(20.4%), 예체능 학원(7.1%), 보육시설(6.8%), 교회 외 종교시설(5.0%), 대중교통(4.7%) 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서 대학교(4.2%), 종합병원(4.1%), 요양원(4.0%), 일반학원 및 초중고(3.7%) 시설이 그 뒤를 따랐다.
5인 집합금지 대상으로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입은 식당 카페의 집단감염 발생비율은 1.6%, 가족 지인모임은 1.2%, 장례식 결혼식장은 1.1%, 실내체육 및 공연시설은 0.7%에 불과했다.
연구팀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확진자 수가 총 3.3배 늘어나는 동안 식당 카페 등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다중이용시설은 확진자 수가 오히려 줄었다. 반면 정부가 전적으로 관리하는 교정시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세간의 선입견과 달리 예체능 학원과 보육시설, 대중교통에서의 집단감염 발생비율도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에 따라 지금까지 정부가 강요해온 사회적 거리두기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전에 인원과 시간을 규제해 가게 영업과 개인 삶의 자유를 직접 막는 현재의 방역 기준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평일 검사량 수준에서 일일 확진자 추이를 확인한 후 거리두기를 조정할 방침이다. 설 연휴를 지나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