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주총 수장 임기 만료 기업 20여 곳
유한·셀트리온·삼바는 이미 새 대표 선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주주총회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둔 다수의 수장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단 업계에선 대부분의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큰 변화보단 안정을 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가 지난해 열린 제51기 GC녹십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사진=녹십자


4일 업계에 따르면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회장과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 김영주 종근당 사장, 윤재춘·전승호 대웅제약 사장, 엄대식 동아에스티 회장, 이정치 일동홀딩스 회장, 한성권 JW홀딩스 사장 등 제약사 20여곳 수장 임기가 만료된다. 유한양행을 비롯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찌감치 수장 교체를 확정했다.

녹십자와 종근당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허 녹십자홀딩스 회장과 김영주 종근당 사장은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어 대웅제약, 일동제약, 동아에스티 등도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코로나19 속에서 무난한 성적을 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연임 가능성도 나온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도 임기를 마치고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끝으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 사장은 1987년 입사해 2012년 부사장에 오른 뒤 2015년 대표이사에 올라 한 번의 연임을 거쳐 총 6년 동안 유한양행을 이끌었다. 이 사장은 국산 31호 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 개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사장에 이어 차기 사령탑에는 조욱제 부사장이 내정됐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말 회장직에서 물러나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과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를 필두로 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시켰다. 정식 은퇴는 3월 주총에서 이뤄진다. 

이 외에 주총에선 서 회장의 장남 서석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주요 포인트다. 만약 서석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이 된다면 이사회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 부문장을 역임 중이며 2017년 10월부터 2019년 3월 말까지 셀트리온그룹 화장품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대표를 맡았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도 9년 만에 물러났다. 새로운 수장에는 3공장 운영을 총괄했던 존림 부사장이 올랐다.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한 존림 부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진두지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사업은 호흡이 긴 편이라 경영진이 자주 바뀌면서 잦은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유지를 택하는 편"이라며 "아주 커다란 흠이 있지 않다면 대부분 연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변화 속 적응을 위한 교체 바람이 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영 환경이 많이 변했다"며 "오프라인 보다 비대면을 선호하는 등 새로운 시장 환경에 접근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기에 수장 교체가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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