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제기됐던 '경선 연기론'이 흐지부지되면서 당헌·당규에 따라 오는 6월 초부터 경선 레이스가 시작될 전망이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일인 내년 3월 9일 보다 180일 전인 올해 9월까지 당의 대선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집권여당 후보 선출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6월부터 경선이 열릴 예정이다.
관건은 30%를 넘길 정도로 아직 굳건한 문재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다.
당의 핵심 지지층이기도 한 이들 '친문'의 표심을 누가 갖고 오느냐가 경선 승리의 교두보인 셈이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 지사를 비롯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대권 잠룡 '빅3'는 이를 위해 벌써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주 빅3는 지지세를 과시하며 본격적인 캠프 구성에 속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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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주자 빅3. 사진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 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사진=(좌)경기도청, (중)미디어펜, (우)연합뉴스 제공 |
당 핵심 지지층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호남 표심과 관련해서도 호남의원 확보 경쟁이 뜨겁다. 각 대권 주자는 탄탄한 조직망을 갖춘 호남지역 현역 의원 포섭에 나섰다. 지난 5·18 41주기 기념식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기념식이 그 계기였다.
전북이 고향인 정세균 전 총리는 다른 주자에 비해 후발주자이지만 호남 지역의 점조직까지 훑으며 의원·시장·군수 등 현역 30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지율 회복을 위해 호남에서부터 총력전을 편다는 전략이다. 경선은 국민참여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호남 지지세부터 확보해야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복안이다.
이재명 지사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호남 연고가 없다. 반면 여야 주자 중 1위를 다툴 정도로 높은 본선 경쟁력을 앞세워 호남 표심에 전략적 선택을 호소하고 나섰다.
여당 일각에서는 레임덕 국면에 진입한 문 대통령 지지층의 확보는 필수이고, 정부 여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면서 외연을 확장해 중도층까지 잡을 수 있는 본선 경쟁력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장점을 계승하는 것을 전제로, 누가 정권 재창출에 적임자냐는 판단이다.
당 관계자는 24일 본보 취재에 "국민이 받아들일 정도로 설득력 있는 대선 공약 프레임을 짜야 한다"며 "이재명은 이미 기본 시리즈를 내놓았지만 국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과 관심을 받을 정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 야권 후보로 누가 나오든지 간에 외연을 확장해 중도층까지 잡아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여야 한다"며 "극단적인 공약을 잘 포장해 중도인 것 마냥 내놓는 것은 한계가 있다. 빅3 등 주요 주자들은 본선에 올라가서 '정권 심판론'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부동산 민심은 내년 대선에서도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통령 콘크리트 지지층은 상수이지만, 지금까지 쌓인 정권 실패 혹은 실정은 지난 4.7 보궐선거 참패의 근본 원인"이라며 "거짓말이라도 문정부 계승이 아니라 문정부 쇄신, 극복을 외쳐야 본선에서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중도 표심을 얼마나 가져올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경선 승리를 위해선 계파 논쟁은 한켠에 접어두고 청와대와의 교감이 여전히 중요하다"며 "갈라치기 하지 말라며 이재명 지사가 자꾸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대선 키워드는 민생회복, 경제 활성화가 될 것"이라며 "경제통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어야 야권에서 누가 나오든 이길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점에서 정권 재창출할 가장 강한 후보로 일사불란하게 모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의 대선후보 경선에는 충성도 높은 당원 여론 결과가 50% 반영된다. 친문 표심을 구애하는 빅3 행보에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오는 9월 '친문' 표심이 누구를 향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