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안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 무산…시의원-시장 소통 난국 돌파할까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간의 시정 협치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오세훈 시장의 새로운 조직개편안 통과를 위한 서울시의회의 '원포인트 임시회'가 이달 무산됐다.

시장이나 시의원들이나 남은 임기는 10개월에 불과하다. 시민을 위한 서울시정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시장과 시의회가 협치 공존할 묘수가 없나 관심이 쏠린다.

당초 26일 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상임위원회를 열어 조직개편안을 검토한 후 의결 여론을 모으려고 했으나, 상임위 개최 자체가 취소됐다.

시의회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최근 시의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온 것 때문에 상임위 개최를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8일 시의회 보건복지전문위원실에서 확진자 2명이 발생한 후 이튿날 동료직원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로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개의치 않는다"며 "다음달 초에 일정을 다시 잡아서 조직개편안 통과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오세훈 서울시장(사진 좌측)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4월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시의회-서울시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에 서명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관건은 서울시정 내외에서 오 시장 '운신의 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비관론과 시의원들과의 스킨십 강화로 시의회 협조를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의회 일각에서는 이번 상임위 개최 일정 취소에 대해 사실상 내부적인 의견 조율이 결렬됐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여당측 A모 시의원은 본보 취재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건 사실이지만 시간상 핑계나 다름 없다"며 "시와 의회간 의견 조율이 결렬됐다는 평가가 크다"고 전했다.

그는 "시의원 사이에서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며 "정례회로 미루어서 6월 말에 의결에 부치더라도 새 조직개편안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통과 아니면 부결인데, 부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오 시장의 개편안은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사업인 도시재생을 비롯해 상당수를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삼는다"며 "남은 임기를 고려하더라도 반색할만한 개편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본보 취재에 "시 일각에서는 오세훈 시장 인사가 꼬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시가 아무리 읍소하더라도 시의원들 상당수가 계속 반대하고 나서면 통과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 시장은 지난주를 시작으로 민주당 시의원들과 조찬간담회를 잇달아 갖고 있다. 주로 덕담 및 지역 현안이 오가는 가운데, 6월 정례회를 앞두고 각 시의원들과 스킨십을 더욱 확대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조직개편이 늦어지면 시 자체 인사가 정체될 수 있다. 조직에 따라 달리 추진할 시정도 문제다. 사실상 이번 달은 끝났다. 다음 달 시의회와 오 시장이 협치의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