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유유제약·휴메딕스 등 CB 발행
기업 입장에선 저금리에 상환 부담 적어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유용 자금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사진=픽사베이


28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이달 9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규모의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공모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만기는 5년으로 표면금리 0%, 만기 이자율은 1%이다. 최초 전환가액은 주당 8만6800원으로 보유주식 1주당 1만1850원을 청약할 수 있다. 

전환청구기간은 오는 9월 3일부터 2026년 7월까지다. 행사 시에는 발행 주식 총수의 약 13.64%에 해당하는 보통주 115만 여 주가 발행된다. 풋옵션(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과 콜옵션(발행회사의 중도상환청구권)도 포함이다.

이번 CB는 동아에스티 구주주를 우선으로 발행된다. 구주주 청약 결과 발생한 미청약금액 및 단수금액은 일반에게 공모된다.

동아에스티는 CB로 조달하는 자금 1000억원을 시설 투자에 580억원, 운영 자금에 420억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건설 중인 송도 신공장 투자 및 고형제 판매 확대를 위한 기반 조성에 쓰인다. 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 임상 3상에 운영 자금을 투입한다.

같은달 유유제약과 파미셀도 각각 300억원, 22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지난달에는 이연제약과 대원제약이 각각 700억원, 120억원의 CB를 통해 외부 자금을 조달했다. 

휴메딕스도 지난 4월 45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CB를 결정했다. 회사는 확보한 자금을 통해 백신 위탁생산(CMO) 사업 시설 확충 및 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 진출을 위한 법인 인수 및 투자, 연구개발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오른다면 주식으로 매도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채권자가 2~3년 정도 보유 기간을 설정해 보유 기간 동안에는 이자 소득을 얻고, 이후 주식이나 회사채 중 더 나은 수익을 선택할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해도 풋옵션 제도가 부여돼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금 유용책으로 CB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로는 저위험성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CB를 발행하는 회사는 5년 연 1% 정도의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 부담이 적다"며 "주가 흐름이 안정적일 경우 부채가 자본으로 바뀌어 상환 부담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며 "전환사채 특성상 풋옵션이 부과돼 원급도 보장 받을 수 있어 최근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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