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투표권 행사할 호남 비중 50% 육박…'정권 재창출' vs '호남대망론'
당내 최대 표밭에 이낙연 "내가 적통" vs 이재명 "사회적 어머니" 경쟁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예비후보 8명은 지난 3, 5, 6일에 이어 8일 오후 5시 마지막 일정으로 4차 토론회를 갖는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 8명은 전날 자신의 핵심 공약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소개했다. 8일 토론회에서 첨예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토론회 후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국민 여론조사(50%)와 당원 여론조사(50%)를 한 뒤, 본경선에 진출할 상위 후보 6명을 11일 컷오프할 계획이다.

컷오프 최대 관건은 당내 선거인단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권리당원 80만 명의 표심이 '누구에게 향할 것이냐'다. 더 좁혀들어가면 33만 호남 지역 권리당원들의 표심이다.

   
▲ 더불어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8명이 7월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공약 프레젠테이션' 정책언팩쇼에 참석하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제공
실제로 광주 4만 6000여명, 전북 8만 5000여명, 전남 20만여명 등 호남 권리당원은 33만 명에 달한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권리행사(투표) 시행일로부터 6개월 전까지 입당한 권리당원 중 권리행사 시행일 전 12개월 이내에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에게 공직·당직 선거를 위한 선거인 자격 및 추천권을 부여한다.

이 자격에 따라 호남 권리당원 33만명 중 실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는 줄어들지만, 정치권은 호남이 선거인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최소 40%에서 최대 50%까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모든 예비후보는 당내 최대 표밭인 호남을 추켜세우며 경쟁에 들어간지 오래다. 유력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호남을 두고 "사회적 어머니"라고 언급했고, 이낙연 전 당대표는 "내가 적통"이라며 자임했다.

여권 내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이재명 지사가 50% 언저리에 머물면서 나머지 후보들이 남은 지지율을 골고루 갖고 가는 모습이다.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었는데, 민주당 지지층 응답자(344명)만 놓고 보면 50.3%가 이 지사를 선택했다.

이 전 대표는 30.5%,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0.3%,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4.2%, 박용진 의원 2.1%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광주 전라) 지역은 이재명 39.9%, 이낙연 32.2%로 나왔다. 이어 정세균 6.6%, 추미애 5.3%, 박용진 4.4%였다.

호남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8일 본보 취재에 "현 판세로는 한 후보에게 절반 이상 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아 보이지만, 이낙연, 정세균, 추미애 등 개인 성향에 따라 좀 갈리는 편"이라며 "지역에서는 정권재창출론과 호남대망론이 엇갈리고 있다. 권리당원이라면 누구나 고민을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광주광역시의 한 권리당원(58)은 이날 본보 취재에 "정권 재창출이 최우선이라는 명분론과 호남 출신 후보를 내세우자는 이상론이 교차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누를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하자는 생각들도 많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은 호남 지역의 친문 강성 당원들"이라며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들이 많아 이재명 지사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아무래도 신뢰의 차원에서 이 지사를 완전히 믿을만하다고 보진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리당원 각자가 '정치공학적'으로 판단해 '전략적 투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후보간 희비가 갈릴 것"이라며 "컷오프 후가 더 관건이다. 이낙연 후보나 추미애 후보로 반이재명 표가 전부 다 결집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1일 컷오프 후 치러지는 본경선의 선거인단은 전국대의원·권리당원·일반당원·국민·재외국민으로 구성된다.

현재 당은 중하위권 주자들이 1위에 대항해 합종연횡할 조건이 갖춰졌다. 호남 민심도 마찬가지다. 여러 선택지가 널려 있는 가운데, 호남 지역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실제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번 여론조사는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무선(90%)·유선(1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집방법은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을 사용했고, 통계보정은 2021년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2만 6500명을 접촉해 응답률은 3.8%를 기록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