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내친김에 '5위의 반란'을 완성할까. 두산 베어스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팀의 저력을 보여줄까. 

키움과 두산이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1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을 통해 준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가린다. 1일 열린 1차전에서는 정규시즌 5위 키움이 4위 두산을 7-4로 꺾었다.

두산이 2차전을 이기거나 비겨도 와일드카드를 따낸다는 점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연장 15회까지 치르는 포스트시즌에서 무승부는 사실상 보기 드물다. 2차전을 이기는 팀이 준플레이오프로 올라가 LG 트윈스와 만난다.

2차전 선발투수로는 키움이 정찬헌(31), 두산이 김민규(22)를 내세운다. 베테랑과 영건의 선발 맞대결이다.

   
▲ 사진=키움 히어로즈, 더팩트 제공


1차전 경기 양상을 보면 선발투수보다는 불펜싸움과 중심타선의 활약에서 승부가 갈린 것 같다. 경기 후반 양 팀의 쫓고 쫓기는 공방이 치열했고, 9회초 이정후의 결승 2타점 2루타와 박병호의 쐐기 적시타가 터져나온 키움이 승리를 가져갔다.

그런데 이렇게 막판 접전이 가능했던 것은 키움 안우진(6⅓이닝 4피안타 2실점), 두산 곽빈(4⅔이닝 2피안타 1실점) 두 선발투수가 호투를 했기 때문이다. 만약 어느 팀이든 선발이 일찍 무너졌다면 경기 진행이나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른다.

2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정찬헌과 김민규가 경기 초반 무너지기라도 하면 승부는 일찍 기울 수 있다.

객관적 지표는 경험이 풍부하고 올 시즌 도중 LG에서 키움으로 트레이드돼 또 하나 이적 성공사례를 만든 정찬헌의 우세다. 

정찬헌은 올 정규시즌 23경기 등판해 9승 5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특히 두산을 상대로 LG와 키움 유니폼을 입고 각각 한 번씩 2경기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82(11이닝 1실점)로 빼어난 피칭을 했다. '두산킬러'라 불러도 무방한 상대 전적이다.

김민규는 올 시즌 31경기 등판했는데 선발로 나선 것은 6번밖에 안된다.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7로 기록상 정찬헌에 뒤진다.

김민규는 키움과 상대 전적에서는 2경기 구원 등판해 3⅔이닝 1실점하고 1승 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1패는 4월 28일 키움전 4-4로 맞서던 연장 11회말 등판해 이정후 한 타자만 상대해 볼넷 출루시킨 뒤 곧바로 교체된 상황에서 이어 등판한 윤영준이 적시타를 맞고 이정후의 끝내기 득점을 허용하면서 떠안은 것이었다. 8월 13일 키움전에서는 4회 두번째 투수로 나서 3⅔이닝을 단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챙겼다.

게다가 김민규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가을강자'의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kt와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5⅔이닝 무실점 1승 1홀드로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NC와 치른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선발 한 번)서 6⅓이닝 1실점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42로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오늘 2차전에서 정찬헌과 김민규의 교체 시점, 그 때의 스코어가 두 팀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 두 선발투수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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