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대진이 확정됐다. 정규시즌 3위로 준PO에 선착해 있던 LG 트윈스의 맞대결 상대는 두산 베어스로 정해졌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키움 히어로즈를 1승1패로 물리치고 다음 단계인 준PO로 진출했다.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필연적인 라이벌일 수밖에 없는 LG와 두산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가을아구는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됐다. 3전 2선승제의 준PO는 4일 열리는 1차전으로 막이 오른다. 

그런데 이번 준PO를 맞는 두 팀은 각자 고민을 안고 있다. LG는 외국인 타자 없이, 두산은 외국인 투수 없이 시리즈 승부를 벌이게 됐다.

   
▲ LG 보어(왼쪽)와 두산 미란다(오른쪽 위), 로켓(아래). /사진=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LG의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33)는 이번 준PO 엔트리에서 제외된다. 어디 몸이 아픈 것도 아닌데 보어가 팀의 포스트시즌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지독한 타격 부진 때문이다.

로베르토 라모스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후반기부터 LG에 합류한 보어는 메이저리그 92홈런 경력이 무색하게 방망이가 맥을 못췄다. 32경기에 출전해 타율이 0.170(100타수 17안타)밖에 안된다. 홈런도 3개에 그쳤고 17타점만 올렸다. 볼넷 11개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30개를 당했다.

타격감을 찾도록 하기 위해 못 쳐도 계속 기용도 해보고 2군에도 다녀왔지만 보어는 통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 9월 23일 1군 엔트리서 제외된 채 정규시즌을 마감했고, 준PO 엔트리에도 들지 못하게 됐다.

류지현 LG 감독은 보어의 준PO 엔트리 제외에 대해 "수비 조직력 때문"이라고 밝혔다. 단기전인 만큼 안정된 수비가 중요하긴 하지만 보어를 지명타자나 대타로도 활용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결국 못 믿을 타격 때문이다.

두산은 아리엘 미란다(32)와 워커 로켓(27)이라는 훌륭한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둘은 준PO에 나서지 못한다. 로켓은 팔꿈치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다. 미란다는 시즌 막판 어깨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아직 회복을 못하고 있다.

미란다는 올 시즌 28경기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 탈삼진 225개의 초특급 활약을 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 1위로 타이틀을 획득한 올해 KBO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로켓도 21경기에서 9승 9패, 평균자책점 2.98로 미란다와 원투펀치 역할을 수행했다.

이런 외국인투수 두 명이 모두 빠진 상태에서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에 이어 LG와 준PO 승부를 벌이게 돼 마운드 운영이 버겁다.

LG에는 또 다른 악재도 있었다. 내야 수비의 핵이자 타선에서도 알토란 역할을 해온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10월 29일 롯데전에서 수비 도중 쇄골 골절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이번 LG-두산의 준PO는 각자 외국인 타자와 외국인 투수 없이 맞붙는 묘한 시리즈가 됐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 수아레즈와 켈리가 건재한 LG는 투수력에, 페르난데스와 양석환·김재환 등이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두산은 화력에 기대를 거는 준PO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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