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의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두산 베어스 타선을 무력화시키는 호투를 했다.

켈리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1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을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막았다. 신중한 피칭을 하느라 볼넷을 4개 내주고 투구수도 103구나 됐지만 혼신의 역투였다.

1차전을 1-5로 패한 LG는 이날 2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했고, 켈리의 호투가 절실했다. 

1회말 켈리는 첫 타자 정수빈을 상대하면서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정수빈이 친 강한 타구가 켈리 정면으로 날아갔고, 켈리가 글러브를 갖다댔으나 막지 못하고 복부 쪽을 강타 당했다. 켈리는 쓰러져서도 떨어진 볼을 주워 재빨리 1루 송구를 해 정수빈을 아웃시켰다. 다행히 켈리는 큰 부상이 아니어서 투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 사진=LG 트윈스


타구에 맞은 충격 탓인지 켈리는 다음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우중간 큼지막한 2루타를 맞았고, 박건우에게는 볼넷을 내줘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4번타자 김재환을 1루수쪽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를 잡아냈다. 투구 후 재빨리 1루로 베이스커버를 들어가 유격수 구본혁의 송구를 잡아내며 병살 플레이를 완성한 켈리는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켈리가 1회말 위기를 넘기자 LG는 돌아선 2회초 김민성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 리드를 잡았다. 

2회말에는 야수들의 수비 도움을 받았다. 선두타자 양석환이 친 총알같은 타구를 3루수 김민성이 점프 캐치로 잡아줬다. 허경민의 유격수 쪽 깊숙한 땅볼은 구본혁이 호수비를 해줬다. 2사 후 박세혁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다음 박계범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초 LG가 김민성, 문성주의 연속 적시타 등 2사 후에만 집중 4안타로 2점을 더 뽑아 켈리에게 3-0 리드를 안겼다.

힘을 낸 켈리는 4회말을 볼넷 1개만 내주고 넘겼다. 5회말에는 2사 후 강승호에게 안타,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줘 1, 2루 실점 위기가 있었다. 타석에는 연속 2루타를 친 페르난데스가 들어서 긴장감이 높아졌지만 켈리는 과감한 피칭으로 페르난데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고 포효했다.

6회말 켈리는 실점을 하고 물러났는데, 공수에서 도우미가 됐던 김민성이 실책을 범한 것이 빌미가 됐다. 선두타자 박건우가 친 땅볼을 잡은 김민성이 여유 있는 타이밍에 1루 송구한 볼이 어이없게 높이 날아가 뒤로 빠졌다. 실책으로 박건우는 2루까지 갔다.

흔들린 켈리는 김재환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한 점을 내줬다. 비자책점이었다. 다시 호흡을 가다듬은 켈리는 양석환을 삼진, 허경민을 투수 땅볼로 잡았다. 그대로 이닝을 마무리하는가 했으나 박세혁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투구수가 103개에 이르자 마운드를 김대유에게 넘기고 물러났다.

구원 등판한 김대유가 대타 김인태를 삼진으로 잡으면서 6회를 마무리, 켈리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3-1 리드 상황에서 물러난 켈리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고, 4이닝 3실점하고 물러난 두산 선발 곽빈과 맞대결에서도 우세승을 거뒀다. LG는 켈리의 호투로 2차전 반격의 승리 분위기를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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