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DNA 성과 내나...럭셔리 브랜드·온라인 공격적 투자
이마트 뷰티 사업은 3번 실패, 정용진 또 도전할까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 남매가 유독 ‘화장품’ 사업에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주도한 화장품 브랜드는 모두 철수한 반면, 정 총괄사장의 야심작 시코르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CHICOR)’는 20~30대 미래형 뷰티 플랫폼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오는 2024년까지 연매출 1500억원을 목표로 한다고 8일 밝혔다.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시코르 매장 전경/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시코르는 5년 전인 2016년 12월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에 첫 선을 보였다. 정유경 사장은 당시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직후 동대구점 개점과 시코르 오픈을 동시에 주도했다. 이듬해 서울 강남대로에 4개층 짜리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소비자와 업계의 반응은 모두 회의적이었다. 백화점 브랜드를 한데 모아 테스트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샘플이나 할인 등 시코르만의 차별화 된 혜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온라인에 투자하고, 장점인 럭셔리 뷰티 브랜드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모바일 앱에서 출석체크를 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의 행사를 거의 매달 벌이면서 “백화점 화장품은 시코르에서 사는 게 싸다더라”는 입소문이 20~30대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개시한 시코르닷컴은 1년 4개월 만에 매출이 150% 신장했다. 회원 수는 45만명을 돌파했으며, 이 가운데 MZ세대로 꼽히는 20~30대가 82%를 차지한다. 

시코르는 오는 2022년에도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테뷰티테크(beauty+technology)를 결합하는 O2O 디지털 뷰티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내년부터 시코르닷컴은 기존 42개의 럭셔리 브랜드를 70여개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니치 향수 등 고객 수요에 맞는 상품군을 다양화 한다. 온라인 고객 유입을 늘릴 수 있는 실시간 라이브 뷰티 컨설팅 등 등 차별화 된 콘텐츠를 선보인다.

지난 11월 대전신세계 아트 앤드 사이언스(Art & Science)에서 처음 도입한 스마트 미러 서비스도 다른 시코르 점포로 확대 운영한다. 

   
▲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6층 오노마 시코르 AI 팝업 매장에서 소비자가 스마트 미러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김묘순 신세계 코스메틱잡화담당 전무는 “6년차에 접어든 시코르가 이제는 온오프라인 모두를 아우르는 럭셔리 뷰티 플랫폼으로 재도약한다”며 “2030세대를 겨냥한 차별화 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는 올해 들어 화장품 전문점 ‘센텐스’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센텐스는 2016년 이마트가 한국콜마·코스맥스와 2년여 간 연구 끝에 선보인 자연주의 콘셉트 화장품 전문점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인스타그램에 홍보하며 공을 들였던 이마트 색조 화장품 브랜드 ‘스톤 브릭’도 올 들어서 온오프라인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2019년 이후 3년 여 만이다.  

이마트가 2016년 하남 스타필드를 문 열면서 처음 선보인 화장품 편집매장 ‘슈가컵’도 2017년 실적부진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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