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리한 상황에서도 안철수로 이재명 지지층 일부 이동
향후 변수, 여론조사 방식·안철수·부동층·정권교체론…유권자 실제표심 '오리무중'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의 '자중지란'을 계기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떤 이슈가 터지든 요지부동인 양측 핵심 지지층을 제외한 나머지 유권자의 실제 표심은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본보는 무수히 쏟아지는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중 대선 전부터 정기적으로 정례여론조사를 실시했던 2개 조사 결과(최근 여론조사 8건)를 집중 분석했다.

여론조사마다 조사기관과 조사방법에 따라 모집단의 차이가 있어 모집단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정기 정례여론조사의 추이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본보 분석 결과,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와의 대선 경쟁에서 안심할 수 없는 이유로는 여론조사방법의 차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선전·부동층의 선택·정권교체여론의 존재가 꼽혔다.

해당 여론조사 8건 모두에서 이 후보의 대선 후보 지지도가 각각의 정당 지지도(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 포함)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중도·부동층으로의 확장성 또한 물음표가 찍힌다.

   
▲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이 1월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각각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우선 여론조사방법은 ARS냐 전화면접 방식이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어 양강 구도가 구축된 지난해 11월 5일 이후 전화면접 방식은 ARS 방식에 비해 대체적으로 윤 후보가 10%p 빠진만큼 부동층이 10%p 더 많이 나오는 편이었다.

동일기간(2021년 12월 20일~22일)에 조사한 ARS 결과(리얼미터 조사)와 전화면접 결과(한국리서치 조사)를 놓고 보아도, 윤 후보가 11%p 빠지면서 부동층이 14.2%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표심의 향방을 어떤 조사방식이 더 정확히 대표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결론내리기 힘들기 때문에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를 100% 신뢰하기 힘들고, 동일한 정기 조사의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그나마 정확하다.

실제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NBS그룹(㈜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은 17~25%로 나타나면서 리얼미터(YTN 의뢰)의 ARS 방식에 비해 부동층이 1.6~3.5배 많을 정도다.

두번째 변수는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다.

NBS그룹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과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3~5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전주에 비해 6%p 늘어난 12% 대선 지지도로 나왔는데, 이만큼 이 후보(-3%p)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3%p)에게서 지지도가 빠졌다.

안 후보가 윤 후보의 대안이라기 보다는 이 후보 및 심 후보의 대안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안 후보가 향후 급상세를 보일 경우, 대선 정국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만 해당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자 중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4%·'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3%에 달해, 안 후보는 가장 유동성이 큰 후보로 꼽힌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윤 후보는 전주와 이번주 모두 28.0%로 핵심 지지층이 전혀 이탈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번째 변수는 부동층이다. ARS 조사방식으로는 7.1~10.8%에 불과하지만 전화면접 방식으로 할 경우 최대 25.0%까지 늘어났다.

양측의 정쟁과 네거티브 전이 커지면서 역으로 정치 혐오감이 늘었고, 이에 따라 '비호감 대선'이라는 낙인이 유권자들의 발을 돌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마지막 변수는 여전히 굳건한 정권교체론이다.

앞서 50% 초반대를 넘나들던 정권교체 지지 여론은 지난달 말 40%대 중반으로 내려앉았지만 아직 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NBS그룹의 정기 여론조사에서는 지난해 11월 29일·12월 6일·12월 20일·12월 27일 각각의 조사에서 부동층 증 정권교체 34~40%, 정권유지 24~30%로 확인됐다. 이 여론이 대선 당일 투표소에 갈 경우 이 후보에게 불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이 표는 2021년 11월 22일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전국단위 전국대통령선거 여론조사 중 의뢰자·조사방법이 동일한 다자구도 정기 정례여론조사 8건을 의뢰자·시간 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8건 중 YTN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6~7일간 실시했던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포인트였고, 나머지 7건 모두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였다. /표=미디어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7일 본보 취재에 "지적한 것이 사실대로"라며 "조사 방식에 따라 결과 편차가 큰게 사실이라,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완전히 확실히 앞섰다고 장담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더더욱 이 후보는 겸손하고 낮게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더 노력하려고 한다"며 "정권교체 여론이 아직 상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문재인 정부의 잘못과 실책이 중도층에게 좋지 않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이제 단 두달이 남았다"며 "하루하루 승기를 잡기 위한 최선의 노력과 경쟁을 다하는 것 밖에 없다. 선대위 내에서도 장담하거나 자신하는 것 하나도 없다. 어떻게 해야 떠나간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을지 고심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지역 구도는 사실상 종말을 꾀했지만 세대 구도, 중도 부동층에 대한 이념 구도가 아직 유효하다고 본다"며 "이 후보는 지금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지지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윤 후보는 지금이 바닥"이라며 "이제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 떠나간 중도-부동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진정성 있게 강단 있게 나아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그는 "이 후보와의 싸움이 아니라 사실상 나 자신과의 싸움이나 마찬가지"라며 "섣부른 단일화 추진 후 실패 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단일화 카드를 던질지 말지 정하게 될 것이다. 1~2주 사이에 다시 안 후보나 부동층의 표심을 잡으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일까지 단 61일 남았다. 남은 두달 동안 어느 후보가 표심 전쟁에서 승리할지 주목된다. 불투명한 중도·부동층의 마음을 누가 먼저 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