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창업주 김정주 NXC 이사가 사망하면서 넥슨이 경영 리더십 공백을 맞게 됐다. 경영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새로운 사업에 김 이사가 관여해온 만큼 미래 전략에 다소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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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김정주 NXC 이사./사진=넥슨 제공 |
2일 재계에 따르면 넥슨 지배구조는 김 이사→NXC·NXMH→넥슨→넥슨코리아로 이뤄져 있다.
고인이 된 김 이사는 넥슨그룹 지주사 NXC 대표이사직을 사임했지만 지분 67.49%를 보유하고 있고, 아내 유정현 씨와 두 딸 등 가족분을 포함하면 98%를 상회한다. NXC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 지분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넥슨 본사는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갖고 있고, 넥슨코리아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넥슨GT와 같은 자회사들을 지배한다.
한편 넥슨은 전문 경영인 체제를 채택해 오웬 마호니 대표와 이사회에 경영을 맡겨온 만큼 당장 지배구조상 변화 기미는 보이지 않으나 경영 차질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넥슨그룹의 수장이었던 김 이사가 최대 주주로서 각종 신사업 등 주요 의사결정권을 행사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넥슨의 신 성장 동력에도 큰 영향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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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XC 감사보고서 상 넥슨그룹 지배구조도./사진=NXC 제공 |
넥슨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조8530억원에 달한다. 경영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김 이사는 마블 영화 '어벤저스'를 연출한 루소 형제 감독이 세운 헐리우드 영화 제작사 'AGBO'에 5억달러(한화 약 6028억원) 투자를 진두지휘했다. 게임 지식 재산권(IP)를 키워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하고자 해서다.
일각에서는 아내 유 씨는 NXC 지분 29.43%를 가진 2대 주주로, 향후 넥슨그룹 경영과 주요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생전 고인은 경영권을 가족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실제 고인은 재산을 사회에 내놓고자 2019년 5월 관련 입장을 내고 본인과 가족이 보유한 NXC 지분 98% 전량 공개 매각에 나서기도 했지만 시장 반응이 기대치보다 낮아 6개월만에 번복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앞으로도 넥슨그룹 경영은 오웬 마호니 대표와 이사회가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 이사가 사망했다는 비보에 게임 업계는 비통에 빠졌다.
넥슨 직원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게임 라운지에는 "황망하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이정헌 넥슨 코리아 대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구성원들을 다독이고 있다. 그는 "넥슨의 창업주이자 제 인생의 멘토였던, 그리고 존경했던 김정주 사장님이 고인이 되셨다"며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김 사장님은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넘쳤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어린 아이와도 같은 순수한 열정으로 빠져들던 분"이라며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태어난 이 회사가 글로벌에서 누구나 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회사로 만들어 달라며 환하게 웃던 그 미소가 아직도 제게는 선명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저와 넥슨 경영진은 그의 뜻을 이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더욱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페이스북에 "내가 사랑하던 친구가 떠났다. 살면서 못 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며 "같이 인생길 걸어온 나의 벗 사랑했다. 이젠 편하거라 부디"라고 명복을 빌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도 페이스북에 "(고인의 비보는) 업계의 슬픔이고, 명복을 빈다"고 게시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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