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유럽 올해의 차에 기아 EV6 등극
품질 강조했던 정의선 미국시장서도 호평
일본 진출한 아이오닉5, 충격 안겨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기아가 EV6를 통해 제대로 사고를 쳤다.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 그것도 일부지역이 아닌 유럽 전체가 인정하는 올해의 차에 한국 최초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과 함께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성과를 달성하며 전기차 시대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3일 기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22 유럽 올해의 차' 온라인 시상식에서 EV6가 최고의 영예인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EV6는 최종 후보에 함께 오른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쿠프라 본 △포드 머스탱 마하-E △푸조 308 △르노 메간 E-테크 △스코다 엔야크 iV 등 6개 경쟁 차량을 제치고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이번 시상식은 유럽 23개국의 저명한 자동차 전문기자 61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전문 심사와 투표를 거쳐 진행됐다.

이번 기아 EV6의 수상은 자동차 종주국인 유럽 전역을 대표하는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인류의 문명이 변화했고 그런 자동차를 처음 만들고 문화를 형성한 유럽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기술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그룹 산하에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로 제작된 전기차는 이번에 올해의 차에 등극한 기아 EV6, 현대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60이다. 이 모델들의 기술력은 현재 독일의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포르쉐 타이칸에 적용된 기술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고성능을 목적으로 출시된 포르쉐 타이칸보다는 출력과 고급감 등에서 대중화를 시켰지만 기본적인 기술력은 동일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런 부분이 가능한 이유는 정의선 회장의 주도하에 폭넓게 실행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이 주효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미국의 카누와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협력계약에 따라 카누는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플랫폼이 현대차그룹의 E-GMP다.

모듈화된 부품으로 용도와 길이에 맞게 늘리고 줄이는 것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필요에 따라 다양한 곳에 적용이 가능하게 만들어졌다. 이를 활용해 현재 내연기관 플랫폼에도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다. 

현재 GV70와 G80에 적용해 완성도 높고 우수한 상품성을 지닌 모델로 완성시켜 시장에 등장했다. 이를 통해 제네시스 만의 새로운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 기아의 전용 전기차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COTY)'로 최종 선정됐다. 기아는 한국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유럽 올해의 차'에 등극했다. /사진=기아 제공

오는 2025년부터 제네시스는 전면 전동화를 선언했다. 내연기관차량을 생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재 등장해 있는 모델이 SUV 3종 세단 3종으로 모두 E-GMP를 통해 출시할 수도 있겠지만 기존의 고급감을 살릴 수 있는 모델까지는 조금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런 부족함을 E-GMP에서 완성된 모듈화 부품을 통해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G90와 GV80의 전동화 모델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E-GMP에 있는 모듈화된 부품을 이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게가 증가할 수 있지만 이미 고급차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량화와 제품의 안정화를 시켜온 모델인 만큼 가능성은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를 통해 전면 전동화가 가능해 지면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런 경쟁력을 보유 할 수 있도록 한 E-GMP는 현존하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플랫폼 중 가장 테슬라에 근접해있는 기술력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와 함께 그동안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라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준비시켰던 만큼 상품성이 타 완성차 브랜드의 모델보다 뛰어나다는 것은 여전히 강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업계최초로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선보이고 양산화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 등장한 모델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제네시스 GV60다. 

이 세가지 모델은 일반양산차부터 고급차를 원하는 고객의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고 작용하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일조했다. 

이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은 자동차 격전지인 미국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고, 이런 인기는 판매량 증가와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 진출 35년 만에 혼다를 제쳤다. 코로나19 사태와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총 148만9118대를 판매했다. 혼다는 같은 기간 146만6630대를 팔았다.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트루카'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11월 평균 판매가격은 대당 3만3861달러로, 전년 대비 11.4% 올랐다. 기아는 3만1386달러로 12.8% 상승하며 전체 신차 평균 거래가격 상승폭인 8.6%를 상회했다.

미국에서 현대차가 혼다를 잡은 데 이어 유럽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BMW와 토요타를 잡았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42만7015대와 43만525대를 판매했다. 합산 시장 점유율은 8.6%에 달한다. BMW와 도요타에 앞선 4위 수준의 점유율이다.

이 밖에도 13년 만에 일본에 제진출을 선언한 정의선 회장은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평가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선공개된 현대차 아이오닉5는 일본 리뷰어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며 일본브랜드의 차가 아닌 것이 안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인상적인 주행 거리, 초고속 충전, 넓은 실내 공간 등을 갖춘 처음부터 완전히 획기적으로 개발된 전용 전기차"라며 "앞으로 현대차그룹에서 출시되는 전기차 라인업이 어떻게 진화할지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선 회장은 이런 인지도를 바탕으로 새로운 전동화 전략을 통해 입지를 굳혀나갈 전망이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현대차와 기아의 CEO인베스트데이를 통해 새로운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 17종 이상의 EV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87만대, 점유율 7% 달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총 95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까지 EV라인업의 영업이익률을 10%까지 끌어 올린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글로벌 판매 400만대 △2027년 EV 14종으로 확대하고 2030년 EV 120만대 판매하는 전동화 가속화 △2025년 커넥티비티 전 차종 적용 △PBV 시장 No.1 달성 등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 위한 4대 핵심 목표 설정하고 전동화 작업에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