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정당 개혁'을 위해 띄운 당 혁신위원회(혁신위)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가 이 대표에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면서다. 이 대표 조기 사퇴 가능성 등이 거론되는 상태에서 혁신위가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혁신위는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이 대표의 거취와 관계없이 당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며 오히려 지금 개혁에 더 집중해야 할 때라고 해당 논란을 일축하고 나섰다. 특정 인물·계파와 상관없이 혁신 과제를 차질없이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윤리위는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품위 유지 위반'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 결정을 내렸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이날 새벽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중징계를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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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6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당 대표 '당원권 정지'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의 조기사퇴 가능성 등 혁신위를 띄웠던 리더 이준석의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혁신위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10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가)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고 그들의 의견을 당 대표가 취하는 입장을 보이는 것과 일상적으로 굴러가도록 두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라며 "혁신위가 회의나 세미나를 할 때 의원들이 참여를 할 지도 의문이고, 혁신위에서 (혁신안)을 만들더라도 최고위에서 채택을 하지 않으면 무의미해 지지 않나. (혁신위가)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혁신위는 이준석 대표 거취와 상관없이 '공천개혁' 등의 당 혁신 과제를 차질 없이 밀고 나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혁신위 부위원장을 맡은 조해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들 혁신위에 힘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혁신위의 추동력은 오로지 당원과 국민들이 공감할 당의 개혁 방안을 도출해 낼 것인가에 달려있다. 한 때 혁신위가 ‘이준석의 사조직’이라는 오해도 있었는데, 막상 혁신위원 중엔 이 대표가 추천한 사람도 없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민생을 우선하는 정당,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인재를 키워내는 정당 등 3개 소위원회로 나뉘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라며 "이를 위해 당 안팎의 의견도 듣는다. 원내 의원과 당협위원장, 당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전문가 공청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향후 활동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종혁 혁신위 대변인도 10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혁신위를 이준석 대표가 선거가 끝난 후에도 당을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해서 시작된 건 맞다"면서도 "그런데 그것과는 별개로 최고위원들께서 다 혁신위원들을 추천하지 않았나. 이준석 대표와 상관없이 혁신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동의하고 있는 걸로 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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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월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 후 국회를 떠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혁신위 관계자도 이날 이 대표 징계로 혁신위의 개혁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관련 "이 대표가 당대표로 있으면 (혁신위를) 만든 건 맞지만 그것과는 관계 없이 (혁신의 필요성에 의해) 출범한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의) 본래 의미 자체가 당을 좀 더 개혁하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가자, 당이 좀 더 젊어지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가자는 게 취지였기 때문에 이 시기에 저희의 역할이 더 커지고 무거워 졌다고 생각한다"라며 "계파나 누구의 유불리를 따지기 이전에 혁신위 역할을 잘 하면된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 윤리위 징계와 관련해서는 "아쉬운 부분"이라며 "당리당략을 떠나서 저희가 사법부에서 판결을 내릴 때 근거와 물증 증거를 가지고 판결을 내린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윤리위라는 특별한 기구에 의해서 내려진 결정인데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혁신위는 오는 12일 3차 회의를 열고 당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혁신위원들이 활동할 소위를 분배하고,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등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설문조사 문항을 검토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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