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 증폭…총수 리더십 생존 조건으로
[미디어펜=조한진 기자]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하면서 기업들의 ‘위기경보’ 등급이 상향되고 있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는 등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이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총수 리더십’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최근 총수들은 공개 석상에 잇달아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차별화와 체질 개선을 통한 위기 극복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 사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기술’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변수로 경영 시계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차별화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태원 SK회장은 대내외 위기를 넘기 위해 기업가치 극대화를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2022 확대 경영회의’에서 최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 경제 위기 상황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등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위기 극복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회장은 친환경에 주목하고 미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클린 테크 관련 기술 개발 현황과 전략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고객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선도적으로 선정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표하는 이미지를 명확히 세우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R&D 투자 규모와 속도를 면밀히 검토해 실행하자”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공급망 불안, 경기침체 등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부터 총수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스크를 최소화 하면서 사업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확고한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앞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총수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구축해온 파트너십을 통해 장비·부품수급 등에서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기상황일수록 총수의 경영 보폭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각 기업마다 전문경영인이 포진하고 있지만,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경제단체와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의 광복절 특별 사면을 요청하는 것도 최근 경제 상황과 무관치 않다.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들이 버팀목 역할을 해야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삼성과 롯데의 더 적극적인 ‘총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외부에서 보는 것 보다 기업 내부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훨씬 크다”며 “위기에서는 책임 경영을 바탕으로 기업을 끌고 갈 수 있는 총수들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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