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바이오 기업 HLB은 표적항암신약 '리보세라닙'의 개발에 열중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기술수출을 염두에 두지 않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해 직접 해외로 진출한다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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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는 무관한 사진./사진=픽사베이 |
22일 회사에 따르면 리보세라닙은 암세포가 성장을 위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 신생혈관을 차단하는 기전을 갖는 후보물질이다. 리보세라닙의 중국 판권은 항서제약이, 그 외 지역은 HLB의 자회사 엘레바가 보유하는 구조다.
리보세라닙의 연구개발 중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오는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될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항서제약) 병용요법 간암 1차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ESMO에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 간암 3상 세부 결과 발표 예정으로 기존 치료제 및 경쟁 후보 물질과 데이터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LB는 앞서 지난 5월 해당 임상 3상 시험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는 주요 결과를 밝힌 바 있다. 또 앞서 진행한 간암 병용 임상 2상 시험에서는 무진행 생존기간(PFS) 5.7개월, 객관적반응율(ORR) 34%를 기록하기도 했다.
허 연구원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우나 표준 치료제 넥사바의 PFS 5.5개월과는 유사한 수준이며, ORR 2% 보다는 높다"며 또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용 3상에서는 PFS 6.8개월 대비 낮고, ORR 27.3% 비해서는 높은 수치다"고 말했다. 티쎈트릭과 아바스틴은 유일하게 면역 항암에 쓰이도록 승인 받은 치료제인데,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도 이와 비슷한 기전을 갖는다.
HLB는 해당 임상 3상 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한다. 다만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까지 함께 FDA의 허가를 획득해야한다는 부담은 존재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직접 미국 FDA의 승인을 획득하고 직접 진출한다는 HBL의 목표도 의의가 깊다.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임상시험 규모 비용 문제와 해외 허가, 규제 등으로 대규모 기술수출을 많이 택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9년 8조 5000억 원 수준이던 2021년 13조 4000억 원 규모로 매해 증가세다. 상업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는 국내 기업들이 다수인 점에서 연구개발 하청기지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HLB는 이러한 제약·바이오 생태계를 변화시키고자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승인부터 상업화까지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바이오 기업에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을 거쳐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신약은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가 유일할 만큼 장기간의 투자와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다.
이 밖에도 HLB는 리보세라닙을 침샘암으로 알려진 선양낭성암 임상 2상 시험도 진행중이다. 선양낭성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경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기 때문에 FDA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절차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임상 2상 시험 결과로 NDA를 신청이 가능한 셈이다.
현재 선양낭성암은 방사선 치료와 수술 외에는 아직 표준치료제가 없어 만약 리보세라닙이 해당 적응증으로 허가받으면 계열 내 최초 신약이 된다.
HLB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항암제 임상 시험을 완주하고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며 "리보세라닙의 직접 개발을 완료해 전 세계 환자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각 분야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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