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1400원대 도달 가능성 ↑…상승 요인 우세 상황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만에 1380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강세 및 글로벌 경기침체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1400원 돌파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달러당 3.40원 내린 1380.80원으로 장을 끝마쳤다.

전날에 이어 1380원대를 사수한 것이다.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1384.2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장중에는 최대 1388.4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를 넘어선 건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4월 1일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 ·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만에 1380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1400원대도 뚫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이후 6거래일째 장중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무섭게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환율 상단 예측치도 높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연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달러화는 15% 가량 강세를 보였지만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3% 정도 약세를 나타내 주요 신흥국 중 큰 폭의 통화가치 하락을 보였다”면서 “향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달러화 강세는 미국 채권금리 상승과 동조화를 이루고 있고, 파월 연준의장의 금리 인상 지속발언으로 예상보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 세계 경기침체 논란, 한국경제 수출타격 우려, 미국 연준 양적긴축(QT) 등으로 경제여건 측면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서예빈 하나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뿐 아니라 위안화 약세와 수급 쏠림이 동반되며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면서 “연초 대비 원화는 약 15.1% 절하됐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9월에도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달러가 계속해서 오른다면 외환 시장의 흐름을 바꿀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미 연준 금리인상 사이클 및 유럽 에너지 대란 리스크로 인한 킹 달러 현상으로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 동반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원·달러는 물론 엔·달러,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 레벨대이자 금융시장에 우려를 자극할 수 있는 수준인 1400원, 150엔, 7위안에 동시에 육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킹 달러 현상을 제어할 변수나 이벤트 부재로 아시아 주요국 통화 추가 약세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면서 “겨울철이 아직 다가오지 않았음에도 러시아 공급 중단발 에너지 불안 확산은 유로화는 물론 파운드화 가치에도 큰 악재로 작용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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