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돌파하며 한국 경제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무려 13년6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진폭을 키우며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고,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주식 거래대금도 급감 추세다. 문제는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며, 더욱이 대안이 마땅치도 않다. 미디어펜은 끝없이 치솟는 달러환율 추세를 종합적으로 진단해 보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경제 위기 공포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고환율은 높은 물가를 더 자극해 국내 경제 전반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부와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이제 환율 향방에 쏠리고 있다. 1400원대에 접어든 원·달러 환율이 1500선마저 뚫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정점에 달했으며 올 연말까지는 지금보다는 소폭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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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환율의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영국 파운드화 강세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전 거래일 보다 2.2원 내린 1428.0원에 출발했다. 오전 11시 기준 전 거래일(1430.2원) 보다 6.1원 오른 1436.3원에 거래 중이다. 장 시작 직후 1430원대 초반 구간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화는 파운드화 강세에 111선으로 내려가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3일(현지 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46% 내린 111.567에 거래됐다. 지난달 27일 114.047로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 오른 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11선으로 다시 내려왔다.
영국 파운드화는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안 발표 후 가치가 한때 역대 최저치인 파운드당 1.0384 달러로 폭락한 바 있다.
금융 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우려를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배경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치솟는 물가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세 번 연속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고, 이는 달러 강세를 야기했다.
미국 금리 급등으로 수익을 노린 자금이 달러로 몰려들면서 다른 국가 통화가치는 떨어진 영향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차질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으로 유로화와 위안화의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차원의 환율 전쟁이 시작됐다”면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일본, 유럽 등 주요국과의 통화 정책 차이가 커졌고 최소 연말까지 킹달러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는 두 번째로 빠르다”면서 “연준의 추가 긴축과 에너지 위기 등으로 환율 상단은 1490선”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환율이 정점에 달했다는 분석도 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연간 최고치를 경신하고, 코스피지수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긍정적인 점은 지난주 파운드화 급락 및 달러 강세를 야기했던 영국의 감세안이 철회되었다는 소식이 발표됐다는 것”이라며 “이는 파운드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달러의 추가적인 강세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전망했다.
채 연구원은 또 “환율의 고점을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외인 투자자가 코스피를 순매수한 점은 원·달러 환율이 정점 부근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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