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각 부처장관들이 경제 활성화 추진 전략을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고 솔직하게. 대통령은 방송을 지켜보는 국민과 함께 잘 경청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지 5개월 넘은 가운데, 이렇게 장시간 생중계를 통해 부처 장관들과 함께 날것 그대로의 논의를 보여준 건 처음이다.
바로 27일 오후 2시부터 80분간에 걸쳐 펼쳐진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자유홀에서 열린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경제 활성화 추진 전략과 그 점검을 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 출범 시부터 공정한 룰에 따라 시장이 자율적으로 작동되도록 정부가 시스템을 관리하고, 그때그때 발생하는 여러 금융‧실물 리스크에 대해 정부가 안정적으로 관리해서 기업 중심, 민간 중심의 경제성장과 경제 시스템이 가동되도록 해 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적극 강조하고 나선 것은 정책 수립과 실천에 대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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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27일 오후 대통령실 자유홀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시청하는 국민들이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장관들이 그동안 생각하고 준비한 추진 전략들을 잘 말씀해 달라"며 "국민들께 진정성 있게 솔직하게 하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회의 사회를 맡은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회의에 대해 "총 5개의 주제로 준비했다"며 "대통령과 장‧차관은 자유롭게 현장 토론을 해 주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 상황과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에 나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는 복합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금년보다도 내년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복합 경제 위기 돌파와 우리 경제 재도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 등 내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수출 활성화가 핵심 키"라며 "정부는 위기를 재도약 기회로 삼기 위해 수출 동력을 적극 발굴하고 총력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이차전지, 조선 등 선도 주력사업의 글로벌 초격차 유지, 최근 수출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원전 방위산업, 건설 인프라 등 해외 수주 산업, 한류 열풍으로 각광받는 관광 콘텐츠산업, 신기술에 기반한 인공지능 디지털 바이오 등 신성장 수출 동력 육성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소개했다.
이어진 현장 토론에서 윤 대통령은 민간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더 좋은 '운동화'를 마련할 수 있는 경제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와 관련해 "어떻게 하면 개인과 기업이 돈을 더 벌 수 있을지, 정부가 민간의 해외시장 수주를 어떠한 방법으로 지원하면 될지, 어느 분야에 투자하면 개인과 국가의 부를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등을 놓고 정부 부처의 역량을 모으는 회의로 진행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전 부처의 산업부화(化)'를 통한 수출 매진과 경제활력 제고를 촉구하면서 민간 중심 경제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주력산업 수출전략, 해외건설 인프라 수주, 중소기업·벤처 지원, 관광 콘텐츠, 디지털 헬스케어 등 5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참석한 12개 부처를 비롯해 전 부처를 향해 "전체 부처가 산업부라는 자세로 임해달라"며 협업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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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목 경제수석이 10월 27일 오후 대통령실 자유홀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국방부는 방위산업부로,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림산업부로, 건설교통부는 건설교통산업부로, 문화부 역시도 문화산업부로"라며 "모든 부처가 산업 증진과 수출 촉진을 위해 다 같이 뛴다는 자세로 일해달라"고 재차 힘주어 말했다.
관계부처 장관 및 수석 비서관급 참모진 2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는 경제 전반을 망라하는 중장기 성장전략의 나열식 제시로 끝을 맺었다.
이번 회의의 의의는 크게 2가지로 좁혀진다.
먼저 정책 운용 과정에서의 새로운 탈권위주의 문화가 들어선 것으로도 읽힌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작했던 청와대에서의 탈권위주의가 구체적인 정책 결정 단계로 옮겨갔다는 평도 나온다.
두번째로는 시간상 제약으로 인해 원론 중심으로 논의가 오갔지만, 윤 대통령이 주로 듣는 자세로 임했고 장관 등 참모진과 의견 개진을 나누는 장면은 인상 깊었다. 특히 이를 80분간 생중계로 보여줌으로써 국민과 공무원들에게 새로운 소통의 채널을 개척한 것으로도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