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신세계그룹 건설 계열사 신세계건설이 '악성 미분양' 걱정에 울상을 짓고 있다.
지방은 물론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 실패, 공사현장 중장비 사고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경영 전반에 ‘빨간 불’이 켜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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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건설 '빌리브디에이블' 미분양가구수 현황./자료=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
5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기준 신세계건설이 시공하는 '빌리브디에이블' 미분양 가구수는 전체 256가구 중 244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물량의 95.3%가 미계약으로 남은 것이다.
이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미분양 가구수 899가구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해당 자료는 2월 말 기준으로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지난달 무순위 청약을 통해 일반분양 물량 4786가구가 모두 계약돼 ‘완판(완전 판매)’에 성공한 바 있다.
서울시 마포구 일대에 들어서는 빌리브디에이블은 지하 6층~지상 23층, 1개 동, 도시형생활주택 299가구(임대 포함), 오피스텔 34실 규모로 조성된다. 지난해 3월 30일 분양 승인을 받은 뒤 4월 도시형생활주택을 대상으로 청약 접수 및 계약을 진행했다.
평형별 미분양 가구수를 살피면 전용면적 38㎡(153가구)·42㎡(17가구)·48㎡(2가구)는 공급 가구수 전체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43㎡(25가구)·44㎡(34가구)·49㎡(6가구) 또한 각각 1가구씩을 제외하면 모두 미계약됐다.
소형 평형이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대거 미분양이 발생한 결정적 이유로는 높은 분양가가 꼽힌다.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빌리브디에이블 분양가(펜트하우스 제외)는 7억8520만~9억7860만 원으로 대부분 8억~9억 원대에 형성돼있다. 서울 마포구 일대라는 입지를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수준의 분양가는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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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건설이 시공한 '빌리브디에이블' 투시도./자료=신세계건설 |
◆회사채 흥행 실패·공사현장 사고 등 악재 잇따라
신세계건설은 최근 미분양 리스크를 비롯한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이 지난 2021년 말 분양한 지방 사업장에서는 미분양이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해 분양을 개시한 대구, 부산을 비롯해 수도권에서도 부진한 분양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건설이 진행 중인 주요 도급 분양사업장은 대구 빌리브 라디체·루센트·헤리티지 등이다.
지난달 말 진행했던 8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도 700억 원이 미달되는 등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신세계건설은 수요예측에서 총 100억 원 신청을 받는 데 그쳤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것을 비롯해 미분양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은 점이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신세계건설이 시공 중인 울산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중장비가 넘어지는 사고가 벌어져 수습에도 애를 쓰고 있다. 이 사고로 인근 4층짜리 건물 등 원룸 3곳이 파손되고 주민 5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는 사과문을 통해 “사고로 피해를 본 분들과 지역 주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해당 사고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세계건설 측은 부동산 경기 회복에 맞춰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 등 사례와 같이 서울의 경우 일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빌리브디에이블 또한 홍보관 방문객이 증가하는 등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고 실제 분양계약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회복에 맞춰 현재 준비 중인 각종 프로모션 진행, 분양광고 확대 및 영업인력 증가 등 보다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진행할 경우 향후 미분양 물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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