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신세계건설이 공급하는 오피스텔 ‘빌리브 에이센트’가 또 다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청약 전부터 미분양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서울 마포구 일대에 분양했던 '빌리브 디에이블'이 고분양가로 수요자로부터 외면받은 가운데 빌리브 에이센트 또한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가 높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미분양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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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리브 에이센트' 사업지 현장 전경. 중앙 메가박스 건물 양 옆과 뒤쪽으로 단지가 들어선다./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
지난 12일 개관한 빌리브 에이센트 견본주택을 방문했다. 대규모 전시 공간으로 꾸며진 견본주택은 신세계건설에서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건물 1~2층에 대형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미디어 아트관을 마련해 빌리브 에이센트가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신세계건설은 이번 견본주택에 디지털 미디어 기업 디스트릭트와 협업한 몰입형 미디어 아트관을 적용했다. 디스트릭트는 코엑스 ‘웨이브’, ‘아르떼뮤지엄’ 등으로 알려진 디지털 콘텐츠 제작 기업이다.
빌리브 에이센트 분양관계자는 “빌리브 에이센트 준공 이후 단지 일대가 변화하게 될 모습을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이러한 이미지를 체험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미디어 아트관을 적용한 견본주택을 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아트관 체험을 마치면 유니트를 관람할 수 있다. 견본주택에는 전용면적 67㎡A·77㎡·84㎡A 등 총 3개 타입 유니트가 전시돼 있다. 특히 84㎡A 타입의 경우 현관에서 바로 다용도실을 통해 주방으로 진입할 수 있는 ‘듀얼웨이’ 평면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빌리브 에이센트는 서울지하철 3·6호선이 지나는 연신내역 인근에 들어선다. 이날 오후 찾은 사업지 현장에서 역까지 실제 소요시간을 측정해본 결과 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사업지까지 성인 남성 걸음 기준 도보로 약 3분가량 소요됐다.
연신내역의 경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오는 2024년 부분 개통될 예정이다. GTX-A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역까지 4분, 삼성역까지 9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신세계건설 측 설명이다. 빌리브 에이센트는 GTX-A 노선 개통 이후인 2027년 6월 입주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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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리브 에이센트 견본주택에는 디스트릭트와 협업한 몰입형 미디어 아트관이 적용됐다./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
GTX가 지나가는 역세권 입지라는 점은 확실한 강점이다. 반면 분양가에는 물음표가 따른다.
빌리브 에이센트 분양가는 △67㎡A 9억7540만~10억3630만 원 △67㎡B 9억4180만~10억3130만원 △77㎡ 11억3830만~11억6110만 원 △84㎡A 11억5430만~12억6400만 원 △84㎡B 11억6590만~12억6400만 원 △84㎡C 11억8910만~12억6340만 원 △84㎡D 11억6530만~12억6340만 원대에 형성돼 있다.
서울 내 역세권 입지를 감안하더라도 오피스텔임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높다는 게 대다수 반응이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 중인 직장인 A씨는 “수색증산뉴타운 6구역 재개발 단지인 ‘DMC파인시티자이(2023년 7월 입주예정)’와 빌리브 에이센트를 실거주용으로 비교해서 보고 있다”며 “DMC파인시티자이 84㎡가 11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빌리브 에이센트 분양가는 비싼 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DMC파인시티자이 84㎡A·B(8층) 입주권은 지난 3월 11억700만 원에 거래됐다.
A씨는 “DMC파인시티자이도 경의중앙선 수색역 역세권 입지인 데다가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인 만큼 오피스텔인 빌리브 에이센트보다 모든 면에서 낫다”며 “수색증산뉴타운은 대규모 재개발로 조성되는 곳이지만 연신내 일대는 여전히 낙후돼 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금액이라면 대부분 오피스텔보다는 아파트를 선택할 것”이라며 “최근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가가 너무 높게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신내역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B씨 또한 “(빌리브 에이센트에 대해) 물어보는 손님은 있긴 하지만 구매의사를 드러낸 분은 한 명도 못 봤다”며 “분양가도 너무 높고 평형대도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돼 수요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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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리브 에이센트 단지 모형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
신세계건설은 이미 고분양가로 인한 홍역을 한 차례 치른 바 있다. 지난해 4월 서울 마포구 일대에 분양했던 도시형생활주택 ‘빌리브 디에이블’이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체 물량의 90% 이상이 미계약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발표된 서울시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빌리브 디에이블은 전체 256가구 중 243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전월 미분양 물량 244가구 대비 1가구 계약에 그쳤다. 이는 단지별 미분양 가구수로는 서울 내 최다다.
빌리브 에이센트 또한 빌리브 디에이블과 마찬가지로 고분양가로 지적받으면서 미분양 우려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빌리브 에이센트 분양관계자는 고분양가 지적에 수긍하면서도 “단지 저층에 들어서는 상업시설을 비롯해 편의시설, 커뮤니티시설 등으로 차별화할 예정”이라며 “가구 내부에도 빌트인 주방가전 및 시스템 에어컨 등을 무상 제공하는 등 상품성으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GTX라는 미래 가치를 중요시하는 투자 수요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파트 대비 오피스텔이 금융 등 규제가 덜하다는 측면도 있을뿐더러 최근 빌리브 디에이블 계약률이 올라오는 상황으로 빌리브 에이센트 또한 성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빌리브 에이센트는 지하 5층~지상 24층, 49~84㎡, 총 492가구·실 규모로 조성된다. 오피스텔은 타입별로 △67㎡A 75실 △67㎡B 43실 △77㎡ 11실 △84㎡A 124실 △84㎡B 62실 △84㎡C 40실 △84㎡D 60실 등 총 415실로 구성되며 이 중 410실이 일반분양된다.
청약 일정은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접수를 받으며 22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23일부터 24일까지 2일간 계약을 진행한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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