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순위서 31건 접수 그쳐…분양가·입지 등 수요자 공략 실패
충남 미분양 증가세…계약률 부진 전망에 '악성 재고' 가능성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창조개발이 시행하고 세움종합건설이 시공하는 ‘계룡 펠리피아’가 2순위 청약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저조한 청약 결과와 침체된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계약률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로 인한 시공사 재무도 악화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 계룡 펠리피아 1·2순위 청약 결과./사진=한국부동산원 청약홈 갈무리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계룡 펠리피아는 지난 5일 진행된 2순위 청약에서 31건을 접수받는 데 그쳤다. 1순위까지 포함한 총 접수 건수는 158건으로 전체 공급가구수인 808가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전용면적별 2순위 청약 접수 건수는 △76㎡ 9건 △84㎡A 10건 △84㎡B 2건 △104㎡ 10건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미달 가구수는 △76㎡(407가구) 370가구 △84㎡A(140가구) 79가구 △84㎡B(167가구) 153가구 △104㎡(94가구) 48가구 등이다.

계룡 펠리피아는 ‘셀링 포인트’로 분양가를 내세웠으나 수요자들을 공략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특히 옵션을 모두 포함할 경우 84㎡ 기준 분양가가 4억 원에 육박한다는 점이 청약 실패 요인으로 꼽혔다.

또 단지 바로 북측으로 호남선 철길이 지나 진동·소음을 유발하는 점, 단지 내 오배수 처리를 위한 오수중계펌프장이 설치돼 악취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점도 수요자들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계룡 펠리피아는 오는 12일 당첨자 발표 이후 24일부터 26일까지 정당계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저조한 청약 결과 및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실제 계약률은 상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4월 주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계룡 펠리피아가 들어서는 충남 지역 미분양 주택 물량은 4월 말 기준 5697가구로 전월 4933가구 대비 15.5%(764가구) 증가했다. 대구(9667가구), 경기(9459가구), 경북(9197가구)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미분양 물량이 많은 곳이다.

전국적으로도 미분양 주택은 4월 말 기준 7만1997가구로 전월(6만4964가구) 대비 10.8% 증가하는 등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않는 상황에서 분양시장은 수요자들의 ‘옥석 고르기’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청약 마감에 실패한 계룡 펠리피아가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계룡 펠리피아 흥행 부진으로 인한 시공사 세움종합건설의 재무도 악화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세움종합건설 당기순이익은 5억5252만 원으로 전년(9억8885만 원) 대비 44.1% 감소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22년 60억8178만 원에서 지난해 -23억9840만 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2년 73억3972만 원에서 지난해 39억5229만 원으로 46.1% 줄었다.

이에 대해 세움종합건설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예정이었던 계룡 펠리피아 공급 일정이 지연되면서 이로 인해 실적이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계룡 펠리피아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시장에서는 미분양에 따른 할인분양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세움종합건설 측은 이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세움종합건설 관계자는 “할인분양을 하게 될 경우 이로 인해 발생되는 사업이익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계룡 펠리피아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을 받은 현장으로 자금 관리가 HUG에서 이뤄지는 만큼 계약자나 입주자에게 피해를 끼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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