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수사 후 특검’ 당론에 공감대 강해 특검법 설득 난항
野‘더 센 특검법’ 발의 이탈표 가능성 낮춰 필요성 상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제3자 추천 특검법이 감감무소식이다. 한 대표는 7·23전당대회 주요 공약으로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공약했다. 하지만 야권이 한동훈표 특검법 발의를 재촉하고 있음에도 발의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도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의안과에 제3차 채상병특검법을 발의했다. 채상병 특검법은 앞서 21대 국회와 22대 국회에서 야권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바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을 더한 강화된 특검법을 발의했다. 김건희 여사까지 채상병 사건 수사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이에 한동훈표 특검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대표가 야권의 특검법 공세를 종결할 카드로 제3자 추천 특검법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하지만 한동훈표 특검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대표는 “당내를 설득하겠다”라는 입장을 낸 이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한동훈 지도부가 출범한지 3주가 지났지만, 성과 없이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동훈표 특검법이 속도 내지 못하는 배경에는 당내 설득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론인 ‘선 수사 후 특검’에 공감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친윤계 의원들이 특검법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더불어 비교적 계파 색채가 김상훈 정책위의장 또한 특검법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한 대표가 최근 지명직 당직자를 친한계로 교체하며 당 장악력을 높였음에도, 특검법을 강행은 무리로 읽힌다. 인선 배제 등으로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친윤계와 특검법을 계기로 정면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이탈표 가능성이 낮은 것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한동훈표 특검법은 사실상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무력화됐을 경우를 대처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채상병특검법을 국민의힘이 더욱 수용하기 힘든 수준으로 강화해 이탈표 가능성을 현저하게 낮췄다. 이에 한동훈표 특검법의 필요성도 옅어져 대안으로서 가치가 상실됐다는 이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현재 당내에서는 특검법에 반대하는 입장이 강한 것이 사실”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특검법 공세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꼭 추진해야 한다면 (공수처) 수사가 우선 진행된 후 제3자 특검법을 논의해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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